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6996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매체가 메시지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의 변화를 보자. 15세기 유럽에서 구텐베르크에 의해 인쇄술이 발명되고, 인쇄된 문자 매체들이 확산됨으로서 사람들은 문자문화에 길들여지게 된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극히 소수의 사람만이 문자를 읽고 쓸 줄 알았지만, 구텐베르크 이후 수백년이 흐르면서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문자를 통한 지각에 익숙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구술문화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이제 감각방식에 있어서 변화를 겪게 된다.

“플라톤은 문자를 싫어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기억력을 앗아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을 주고 받으면 기억력이 발달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각패턴의 변화는 인간의 존재방식을 구속한다. 매체가 변화하면 그에 따르는 변화가 수반된다는 얘기는 상식이다.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의 변화 과정에서는 문자에 대한 시각적 감각이 집중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문자문화에 익숙한 현대인이 메모를 많이 하는 것도 그 한 예로 볼 수 있다.

개인주의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된다. 구술은 인간 상호 관계를 전제로 하는데 비해, 문자는 그렇지 않다. 예컨대 이야기는 상대방과 나누어야 하지만, 인쇄된 책은 철저하게 나 혼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반응과는 무관하게 행위하는 힘이 증대된다.

그런데 맥루한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매체 자체가, 내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로 하여금 어떤 일이 벌어지게 한다고 한다. 그는 전달되는 내용에 역점을 둔 것이 아니고 전달하는 매체에 역점을 두고 메시지를 해석한 것이다. 다시 말해 표현 매체의 조건 자체가 표현 내용으로 전화되어 전체적으로 다른 표현 내용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인간의 확장물인 매체는 <어떤 것이 일어나게 하는>(make-happen) 인자이지 <어떤 것을 인식하게 하는>(make-aware) 인자가 아니다."

- Martial Mcluhan
 

우리는 같은 내용이 다른 매체인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인터넷으로 단순히 전달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이들 매체를 통해 전달된 내용은 우리가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체가 다르면 해석의 내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우리의 느낌 감정 이런 것조차도 바깥에 나가있는 확장된 신체인 매체에 의존해서 다 해석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맥루한의 주장은 세 가지 의의를 갖는다. 첫째, 매체는 감각패턴과 지각비율을 변화시킨다. 둘째, 미디어는 관련되는 사건들의 규모나 속도 또는 유형의 변화를 통해 바로 그러한 미디어로 규정된다. 셋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보다는 매체를 통해 주입되는 바, 표현 및 이해에 관련된 무의식적인 전체적인 장의 변화가 더 근본적인 매체의 메시지다. 따라서 매체 자체인 이 메시지에 대해 매체 사용자들은 감각에 있어서 무의식적인 도취 또는 마비 상태에 빠진다.

이런 맥락에서 맥루한은 라디오가 없었다면 히틀러가 존재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한다. 맥루한이 보기에 히틀러는 라디오라는 매체가 갖는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대중을 선동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483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4265
210 진정한 자유 바람의종 2012.11.06 9748
209 쉽고 명확하게! 윤안젤로 2013.05.20 9761
208 내 인생 내가 산다 風文 2014.08.06 9784
207 하기 싫은 일을 위해 하루 5분을 투자해 보자 바람의종 2008.08.21 9794
206 현실과 이상의 충돌 바람의종 2008.03.16 9802
205 기적을 만드는 재료들 바람의종 2012.07.13 9811
204 인터넷 시대 ‘말과 글’의 기묘한 동거 by 진중권 바람의종 2007.10.05 9816
203 뜻을 같이 하는 동지 바람의종 2012.08.29 9817
202 흙을 준비하라 風文 2014.11.24 9827
201 멋진 몸매 윤안젤로 2013.05.15 9831
200 TV에 애인구함 광고를 내보자 바람의종 2008.09.25 9831
199 과거 風文 2014.08.11 9859
198 직관과 경험 風文 2014.11.12 9887
197 좋은 일은 빨리, 나쁜 일은 천천히 風文 2014.11.12 9889
196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中 바람의종 2008.03.11 9893
195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 그 실체는? 바람의종 2008.02.19 9902
194 숨겨진 공간 윤안젤로 2013.04.03 9910
193 힘들 때, '기쁨의 목록' 만들기 風文 2014.11.29 9961
192 위험하니 충전하라! 風文 2014.08.12 9971
191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윤영환 2013.06.15 9980
190 최고의 보상 바람의종 2012.11.09 9996
189 매일 먹는 음식 윤안젤로 2013.06.15 10009
188 용기로 다시 시작하라 바람의종 2012.10.08 10010
187 삼할 타자 윤영환 2013.03.13 10017
186 잠시 멈추어 서서 바람의종 2013.02.05 1002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