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364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51>


  우리가 약속의 땅에 이르지 못했다면
  더 기다리는 사람이 됩시다
  살아 있는 동안 빛나는 승리의 기억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더욱 세차게 달려가는 우리가 됩시다
  사랑했던 사람을 미워하지 맙시다
  우리의 사랑은 옳았습니다
  어제까지도 우리가 거친 바람 속에 살지 않았습니까
  아직도 우리에게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합시다
  더 많은 땀과 눈물이 필요한 때문이라 생각합시다
  다만 내 손으로 내 살에 못을 박은 듯한 아픔은 잊지 맙시다
  그가 나를 사랑한 것보다 내가 그를 더 사랑하지 못해
  살을 찢는 듯한 아픔으로 돌아서야 했던 것을 잊지 맙시다
  아직도 때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합시다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빛나는 승리의 기억을 갖는다는 것은 개인의 삶에도 중요하고 한 나라의 역사에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승리의 기억은 그 당시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일생에 거쳐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하고 미래의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승리의 기억은 자주 오지 않습니다. 약속의 땅은 쉽게 우리에게 오지 않습니다. 수없는 실패와 좌절 끝에 옵니다.
  
  승리하지 못했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승리의 역사를 만나지 못합니다. 승리하지 못한 책임을 다른 이에게 돌리는 사람, 남을 탓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사람에게는 승리의 순간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다시 기다리는 사람,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 사람, 함께 여기까지 온 사람을 버리지 않는 사람, 아직 때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다시 시작하는 사람만이 이길 수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에게 땀과 눈물과 사랑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약속의 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옳았습니다 / 어제까지도 우리가 거친 바람 속에 살지 않았습니까 / 아직도 우리에게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합시다"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6835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6318
210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8,이슈타르와 탐무즈 風文 2023.04.25 1188
209 자기 가치 찾기 風文 2023.04.26 1064
208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9. 수메르 風文 2023.04.26 1010
207 아무리 가져도 충분하지 않다 風文 2023.04.27 1344
206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 風文 2023.04.28 894
205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제3장 그리스의 태초 신들 風文 2023.04.28 1114
204 역사의 흥망성쇠, 종이 한 장 차이 風文 2023.05.12 871
203 '살아남는 지식' 風文 2023.05.12 1011
202 카오스, 에로스 風文 2023.05.12 1134
201 우리는 언제 성장하는가 風文 2023.05.17 1131
200 행간과 여백 風文 2023.05.17 945
199 백수로 지낸 2년 風文 2023.05.19 992
198 '자기한테 나는 뭐야?' 風文 2023.05.19 845
197 꽃이 핀 자리 風文 2023.05.22 871
196 마음을 담은 손편지 한 장 風文 2023.05.22 853
195 네가 남기고 간 작은 것들 風文 2023.05.22 1343
194 마음의 위대한 힘 風文 2023.05.24 1020
193 아버지는 아버지다 風文 2023.05.24 1223
192 베토벤의 산책 風文 2023.05.26 1152
191 영웅의 탄생 風文 2023.05.26 861
190 두근두근 내 인생 中 風文 2023.05.26 885
189 눈이 열린다 風文 2023.05.27 993
188 정신력을 단련하는 곳 風文 2023.05.27 1071
187 얼굴의 주름, 지혜의 주름 風文 2023.05.28 698
186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 風文 2023.05.28 8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