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589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거리에서 황당한 발명품을 전시한다는 펼침막을 보았습니다. 황당한 발명품이란 빨대 달린 국자, 조미료통 달린 젓가락, 대접 냄비, 마사지 슈즈, 앞뒤로 신을 수 있는 실내화 등등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발명품들을 말합니다. 이것을 '진도구(珍道具)'라고 한답니다. 진기한 도구의 준말인데 1987년 일본인 가와카미 켄지(川上賢司)라는 사람이 만들기 시작한 황당한 발명품을 말한다고 합니다. 책으로도 출판되어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15개 나라에서 수백만 부나 팔렸다고 합니다.
  
  발명품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더 불편하게 되는 도구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깨는 이들의 발상은 재미있습니다. 답답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뒤집어엎는 이들의 전복적 사고와 괴짜 행동은 우리를 유쾌하게 합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본래 괴짜의 기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진홍 교수에 의하면 이들은 복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명석하면서도 천진한 구석이 있고, 만족스럽게 일하기 위해 게으름이나 명상을 즐기고, 그 뒤에 따라오는 활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장난기와 극기, 책임감과 무책임이 혼합된 모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상상과 공상 현실의식 사이를 오가며 외향성과 내향성이라는 상반된 성향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개방적이고 감성적인 성향으로 인해 종종 즐거움뿐만 아니라 고통과 역경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럴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일하기만 하고 책임감과 현실인식으로만 무장되어 있다면 창의적인 발상을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창의성과 자발성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활력소입니다. 당위성과 헌신성으로 이끌어져 가는 삶은 우리를 쉽게 지치게 합니다. 물대포를 맞고도 "온수, 샴푸!"하고 외치는 전복적 상상력을 보고 저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외치는 동안 저항은 축제가 되고 분노와 고통은 즐거움으로 전환합니다.
  
  이런 천진함이 있어야 무슨 일을 하든 여유를 잃지 않으며 해 나갈 수 있습니다. 1037개의 특허를 갖고 있는 에디슨의 발명 방식은 역발상에 기초해서 시작한 것이 많다고 합니다. 레코드판을 거꾸로 돌리듯이 생각하거나 좌충우돌하는 발상을 자주 했고, 천진난만한 다섯 살짜리 아이의 말에도 귀를 기울였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고 이런 창의적인 사고가 살아 있는 사람이 세상을 활기차게 이끌어 갑니다.










   
 
  도종환/시인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14065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친구야 너는 아니

  3.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09/01/23 by 바람의종
    Views 5128 

    집 짓는 원칙과 삶의 원칙 - 도종환 (115)

  4. No Image 14Sep
    by 風文
    2021/09/14 by 風文
    Views 911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5. No Image 19May
    by 바람의종
    2010/05/19 by 바람의종
    Views 3688 

    집으로...

  6. 집중력

  7. No Image 11Aug
    by 風文
    2014/08/11 by 風文
    Views 10340 

    집중력

  8. No Image 12Aug
    by 바람의종
    2011/08/12 by 바람의종
    Views 5894 

    집착하지 말라

  9. No Image 19Jun
    by 바람의종
    2009/06/19 by 바람의종
    Views 7155 

    짧게 만드는 법

  10. No Image 25Aug
    by 風文
    2019/08/25 by 風文
    Views 937 

    짧은 기도

  11. No Image 29Jan
    by 風文
    2022/01/29 by 風文
    Views 872 

    짧은 치마, 빨간 립스틱

  12. No Image 05Aug
    by 바람의종
    2011/08/05 by 바람의종
    Views 6411 

    짧은 휴식, 원대한 꿈

  13. No Image 15Jun
    by 윤안젤로
    2013/06/15 by 윤안젤로
    Views 13278 

    째깍 째깍 시간은 간다

  14. No Image 14Dec
    by 風文
    2022/12/14 by 風文
    Views 893 

    차 맛이 좋아요

  15. No Image 01Dec
    by 바람의종
    2009/12/01 by 바람의종
    Views 6574 

    차가운 손

  16. No Image 21Jan
    by 바람의종
    2013/01/21 by 바람의종
    Views 7481 

    차가워진 당신의 체온

  17.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0/11/25 by 바람의종
    Views 3712 

    차근차근

  18. No Image 10Aug
    by 風文
    2019/08/10 by 風文
    Views 914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19. No Image 12May
    by 바람의종
    2010/05/12 by 바람의종
    Views 4930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20. No Image 29Nov
    by 風文
    2014/11/29 by 風文
    Views 9481 

    착한 사람 정말 많다

  21. No Image 09May
    by 바람의종
    2008/05/09 by 바람의종
    Views 8670 

    찬란한 슬픔의 봄 / 도종환

  22. 찰떡궁합

  23. No Image 20Oct
    by 바람의종
    2008/10/20 by 바람의종
    Views 6893 

    참 좋은 글 - 도종환 (83)

  24. No Image 28Jan
    by 바람의종
    2008/01/28 by 바람의종
    Views 8126 

    참기름 장사와 명궁

  25. No Image 28Apr
    by 바람의종
    2008/04/28 by 바람의종
    Views 8663 

    참는다는 것 / 도종환

  26.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08/02/21 by 바람의종
    Views 10038 

    참새와 죄수

  27. No Image 25Jan
    by 바람의종
    2013/01/25 by 바람의종
    Views 8937 

    창밖의 눈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