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040 추천 수 3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후배 직원을 가족같이 사랑하라








 살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생해지는 기억이 있게 마련이다. 내게는 1998년도가 그렇다. 사회 전체가 IMF에 휩싸였던 시기였다. 그해 6월 하나뿐인 아들이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10월 초에는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았고, 의사는 내게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1998년 말, 나는 병실에 누워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다시 저 눈을 밟아볼 수 있을까?’하는 상념에 잠기곤 했다.

 죽음의 문턱에 서 본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그때 가장 간절했던 생각은 직장 생활에 대한 후회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어왔고, 일도 썩 잘해 내고 있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만이 아는 미진함이 남았던 것이다. 직장 생활은 내 인생 역사의 가장 중요한 페이지 중 하나였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하루도 빠짐없이 병실을 찾아 준 수많은 사람들, 특히 그중에서도 20년 넘게 몸담았던 당시 직장의 동료와 후배 직원들 덕택에 건강도 조금씩 회복되었다. 그들은 지금도 나에게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다.

 나는 현대자동차 역사상 최초의 일선 영업사원 출신 부사장이다. 발로 뛰는 사원에서부터 직원들을 관리하는 지점장이나 지역본부장으로 재직할 때까지, 나는 어려운 여건과 좋지 못한 상황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곤 했다. 그래서인지 내게 성공의 비결을 묻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그때마다 나는 서슴지 않고 이렇게 대답한다.

 “영업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을 내 자신처럼 생각하고,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후배들을 가족처럼 사랑하라.”

 2005년 부사장 직위를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회사에서 명예롭게 은퇴했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길을 찾아 도전하고 있다. 대개 직장을 떠난 뒤에는 그 좋아 보이던 인간관계도 끝을 맺게 마련이지만 아직도 내게는 후배 직원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 어쩌면 현직에 있을 때보다 왕래가 더욱 잦은 것처럼 느껴진다. 더 자주 안부를 묻고 술잔을 부딪치며, 얼싸안고 박치기를 하던 그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그들은 내게 늘 고맙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더 큰 사랑은 내가 받았다. 그들은 내게 인생의 의미와 진정한 행복을 일깨워 준 사람들이다. 그런 가족 같은 사람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문수 님 |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 킹웨이인재개발그룹 원장
-《행복한동행》2008년 7월호 중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4143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3525
810 응어리 바람의종 2012.05.08 6941
809 '마음의 기술' 하나만으로... 바람의종 2012.09.25 6942
808 포옹 風文 2015.01.18 6942
807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 風文 2015.02.23 6946
806 라일락 향기 바람의종 2009.03.03 6947
805 희망이란 윤영환 2011.08.16 6949
804 그대와의 인연 바람의종 2008.09.29 6951
803 「할머니가 다녀가셨다!」(시인 정끝별) 2009년 5월 25일_스무번째 바람의종 2009.05.25 6957
802 「우리처럼 입원하면 되잖아요」(시인 유홍준) 바람의종 2009.07.17 6958
801 마음의 채널 風文 2014.08.18 6963
800 절대강자 바람의종 2012.01.02 6965
799 에너지 언어 바람의종 2008.11.28 6969
798 「의뭉스러운 이야기 1」(시인 이재무) 바람의종 2009.08.05 6969
797 이해 바람의종 2008.11.22 6979
796 의심과 미움을 버리라 바람의종 2008.09.30 6981
795 회복 탄력성 風文 2017.01.02 6988
794 인재 육성 바람의종 2011.11.24 6990
793 흑자 인생 바람의종 2012.08.16 6991
792 일상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바람의종 2008.05.31 6992
791 '순수의식' 風文 2014.12.18 6992
790 사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바람의종 2008.02.14 6994
789 천천히 걷기 바람의종 2009.02.12 6994
788 가장 중요한 것을 빠뜨렸다 風文 2015.01.14 6995
787 '말하는 법' 배우기 바람의종 2012.05.25 6997
786 작은 사치 바람의종 2009.07.14 69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