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180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아라








 얼마 전 한 술자리에서 후배가 물었다. “형,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거겠죠? 저 정말 일하기 싫어 죽겠어요.” 국내 최고 대기업에 입사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후배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일하기 싫다니. 후배의 얘기를 한참 들어주다 난 그에게 이런 조언을 해 줬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옷이 무엇이라 생각해? 아르마니? 휴고보스? 내가 생각할 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옷은 사회적인 인지도나 브랜드가 아닌 내 몸에 잘 맞는 옷이야. 그 옷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옷이지. 직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나에게 맞는 일.”


 옷과 직업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하나, 사회가 인정하는 좋은 ‘브랜드’가 있다. 둘,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어 한다. 셋, 소유한 뒤에는 설사 잘 맞지 않더라도 쉽게 벗어던지기 힘들다. 후배는 첫 번째를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두 번째처럼 직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세 번째와 같이 자기 몸에 맞지 않음을 인지했지만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지 않고 투정만 부리고 있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후배가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옷을 어떻게 벗어요? 형처럼 그렇게 획 벗어던져 버리면 되는 거예요? ” 나 역시 동일한 문제를 안고 살았음을 알고 묻는 소리였다. 대학 졸업 후 삼성이라는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그곳이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에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나는 그 옷을 벗어 버리고 여행을 떠났다. 타향에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돌아와 ‘억세게 운 좋게도’ 출판사에 새 보금자리를 튼 지금, 나는 후배에게 예전의 나처럼 ‘안 맞는 옷은 일단 벗고 보라’는 식의 무모한 충고는 하지 않는다. 용기와 무모함은 분명 다른 것이니까 말이다. 결정에는 순서가 있다.


 하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솔직해져야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둘, 밖을 돌아보며 새로이 내 몸에 맞는 옷을 찾자. 행동을 위한 준비 단계다. 살짝 걸쳐도 보고 눈요기도 다양하게 한 뒤, 그러고 나서 정말 맘에 드는 옷을 찾자. 셋, 이젠 행동! 용기를 내어 현재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새로운 옷으로 바꿔 입어야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난 내 후배에게 물었듯 묻고 싶다. “당신의 옷! 지금 편안하십니까? ”


 


우재오 님 | 다산북스 커뮤니케이션 팀장, 《나는 삼성보다 내 인생이 더 좋다》 저자
-《행복한동행》2008년 5월호 중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6995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6499
2910 나의 인생 이야기, 고쳐 쓸 수 있다 風文 2023.08.25 954
2909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風文 2023.08.24 876
2908 살아 있음에 감사하렴 風文 2023.08.23 942
2907 거울 속의 흰머리 여자 風文 2023.08.22 2182
2906 독일의 '시민 교육' 風文 2023.08.21 862
2905 내면의 에너지 장 風文 2023.08.18 974
2904 시간이라는 약 風文 2023.08.17 1009
2903 이야기가 곁길로 샐 때 風文 2023.08.14 1132
2902 살아 있는 글쓰기 風文 2023.08.11 951
2901 단 몇 초 만의 기적 風文 2023.08.10 937
2900 포트폴리오 커리어 시대 風文 2023.08.09 859
2899 세상을 더 넓게 경험하라 風文 2023.08.09 1044
2898 많은 것들과의 관계 風文 2023.08.07 934
2897 동사형 꿈 風文 2023.08.05 962
2896 24시간 스트레스 風文 2023.08.05 902
2895 빨래를 보면 다 보인다 風文 2023.08.04 947
2894 희망이란 風文 2023.08.04 1459
2893 밀가루 반죽 風文 2023.08.03 747
2892 육체적인 회복 風文 2023.08.03 972
2891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風文 2023.08.02 915
2890 소녀 같은 할머니, 소년 같은 할아버지 風文 2023.08.02 1101
2889 청년들의 생존 경쟁 風文 2023.07.30 1115
2888 두려움의 마귀 風文 2023.07.30 887
2887 자기 존엄 風文 2023.07.29 892
2886 흥미진진한 이야기 風文 2023.07.29 8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