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7 07:08

아배 생각 - 안상학

조회 수 6610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배 생각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 니, 오늘 외박하냐?
  -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 야야, 어디 가노?
  - 예… 바람 좀 쐬려고요.
  -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 《좋은생각》 2008년 4월호 중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2709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2101
2935 그대, 지금 힘든가? 風文 2023.10.16 667
2934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다 風文 2023.10.13 799
2933 여기는 어디인가? 風文 2023.10.12 692
2932 서두르지 않는다 風文 2023.10.11 730
2931 쾌감 호르몬 風文 2023.10.11 705
2930 꿀잠 수면법 風文 2023.10.10 699
2929 35살에야 깨달은 것 風文 2023.10.10 775
2928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風文 2023.10.09 738
2927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風文 2023.10.09 826
2926 손짓 風文 2023.10.09 904
2925 춤을 추는 순간 風文 2023.10.08 729
2924 교실의 날씨 風文 2023.10.08 694
2923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風文 2023.09.25 874
2922 운명이 바뀌는 말 風文 2023.09.22 894
2921 마음을 읽어내는 독심술 風文 2023.09.22 777
2920 '건강한 감정' 표현 風文 2023.09.21 752
2919 얼어붙은 바다를 쪼개는 도끼처럼 風文 2023.09.21 736
2918 사람 보는 눈이 좋아서 風文 2023.09.20 790
2917 무엇이 행복일까? 風文 2023.09.20 563
2916 너무 슬픈 일과 너무 기쁜 일 風文 2023.09.20 807
2915 책을 '먹는' 독서 風文 2023.09.07 955
2914 아주 위험한 인생 風文 2023.09.05 661
2913 신묘막측한 인간의 몸 風文 2023.09.04 840
2912 디오뉴소스 風文 2023.08.30 674
2911 80대 백발의 할머니 風文 2023.08.28 77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