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289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전 스물일곱 살 때까지 남자의 성기를 본 적이 없었어요. 어린 아이의 고추는 믿을 수 없어요. 튀어나온 목젖이나 겨드랑이 털처럼 성인의 성기도 어린아이의 것과 다를 거라고 생각했죠. 꿈을 꾸면 남자의 성기는 매번 다른 모습이었어요. 바나나처럼 보이기도 하고 주전자의 주둥이, 피리, 하모니카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그것이 내 몸에 들어와 물을 뿌리기도 하는가 하면 피리를 불기도, 때론 내 몸에서 하모니카 선율을 들으며 새벽잠을 깨기도 했지요... 황홀한 꿈들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건달 하나에 붙들려...... 그 이후로 이상하게 하모니카 소리를 들을 수 없었어요. 끔찍한 실체만 자리하더군요. 마치 돼지 다리처럼 털이 부숭부숭하고 숯검정이 묻은 듯한...... 전 그때 알았어요. 감춤은 은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뜻한다는 사실을요..."

"드러내려는 성과 억누르려는 권력은 항상 대치 상태에 있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대치 상태에 있다고 믿게 하는 게 검열(권력)의 이데올로기적인 조작이지요. 때에 따라 둘은 상호 의존적이죠. 야누스처럼 외면한 두 얼굴이 한 몸에 붙어 있어요."

"그 일탈이라는 것도 저들이 근래 새로 포장해 놓은 샛길일 따름 이라구요. 아주 상투적이고 아늑한 길이죠. 길의 속성을 간파하지 못하는 것은 그 눈에 번뇌가 없기 때문이에요."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018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9492
2052 여섯 가지 참회 風文 2017.12.06 3316
2051 여백 - 도종환 (77) 바람의종 2008.10.07 11592
2050 여린 가지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6.23 7796
2049 여름밤 바람의종 2010.08.14 3530
2048 여럿일 때와 혼자일 때 바람의종 2011.11.11 4869
2047 여기는 어디인가? 風文 2021.10.31 536
2046 여기는 어디인가? 風文 2023.10.12 597
2045 에티켓, 매너, 신사적 매너 風文 2015.07.02 7335
2044 에너지 창조법 바람의종 2013.01.14 6277
2043 에너지 언어 바람의종 2008.11.28 6870
2042 에너지 공식 바람의종 2011.09.26 4171
2041 엎질러진 물 風文 2019.08.31 666
2040 엎드려 고개를 숙이면 더 많은 것이 보인다 바람의종 2010.11.23 3481
2039 엉겅퀴 노래 風文 2013.08.09 14372
2038 없는 돈을 털어서 책을 사라 바람의종 2009.03.14 4462
»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바람의종 2008.02.28 11289
2036 엄마의 주름 바람의종 2009.02.06 5432
2035 엄마의 주름 風文 2014.08.11 7960
2034 엄마의 일생 바람의종 2009.04.03 4837
2033 엄마의 말 風文 2014.12.18 6791
2032 엄마의 등, 엄마의 파마머리, 엄마의 주름 風文 2019.06.06 869
2031 엄마의 기도상자 바람의종 2013.02.14 9002
2030 엄마를 닮아가는 딸 風文 2022.04.28 646
2029 엄마가 먼저 보여줄게 風文 2024.03.26 380
2028 얼음 없는 세상 바람의종 2011.07.16 29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