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433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전 스물일곱 살 때까지 남자의 성기를 본 적이 없었어요. 어린 아이의 고추는 믿을 수 없어요. 튀어나온 목젖이나 겨드랑이 털처럼 성인의 성기도 어린아이의 것과 다를 거라고 생각했죠. 꿈을 꾸면 남자의 성기는 매번 다른 모습이었어요. 바나나처럼 보이기도 하고 주전자의 주둥이, 피리, 하모니카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그것이 내 몸에 들어와 물을 뿌리기도 하는가 하면 피리를 불기도, 때론 내 몸에서 하모니카 선율을 들으며 새벽잠을 깨기도 했지요... 황홀한 꿈들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건달 하나에 붙들려...... 그 이후로 이상하게 하모니카 소리를 들을 수 없었어요. 끔찍한 실체만 자리하더군요. 마치 돼지 다리처럼 털이 부숭부숭하고 숯검정이 묻은 듯한...... 전 그때 알았어요. 감춤은 은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뜻한다는 사실을요..."

"드러내려는 성과 억누르려는 권력은 항상 대치 상태에 있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대치 상태에 있다고 믿게 하는 게 검열(권력)의 이데올로기적인 조작이지요. 때에 따라 둘은 상호 의존적이죠. 야누스처럼 외면한 두 얼굴이 한 몸에 붙어 있어요."

"그 일탈이라는 것도 저들이 근래 새로 포장해 놓은 샛길일 따름 이라구요. 아주 상투적이고 아늑한 길이죠. 길의 속성을 간파하지 못하는 것은 그 눈에 번뇌가 없기 때문이에요."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6695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6162
2985 사랑하게 된 후... 風文 2019.08.14 675
2984 깨달음 風文 2023.02.09 681
2983 삶의 조각 風文 2019.08.28 682
2982 번아웃 전조 風文 2021.10.30 684
2981 엄마가 먼저 보여줄게 風文 2024.03.26 684
2980 다시 태어나는 날 風文 2024.01.02 686
2979 속상한 날 먹는 메뉴 風文 2024.02.17 686
2978 가장 쉬운 불면증 치유법 風文 2023.12.05 687
2977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43. 마음 風文 2021.09.04 689
2976 59. 큰 웃음 風文 2021.11.05 690
2975 귓속말 風文 2024.01.09 693
2974 얼굴의 주름, 지혜의 주름 風文 2023.05.28 694
2973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 風文 2021.09.05 696
2972 분노와 원망 風文 2022.12.27 696
2971 놀라운 기하급수적 변화 風文 2021.10.09 697
2970 빨래를 보면 다 보인다 風文 2021.09.02 698
2969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 風文 2022.02.04 699
2968 어머니의 기도와 노동 風文 2024.02.08 699
2967 무엇이 행복일까? 風文 2023.09.20 703
2966 내 몸과 벗이 되는 법 風文 2024.03.29 709
2965 끈기 風文 2019.08.06 711
2964 밥 하는 것도 수행이다 風文 2019.06.21 712
2963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건강해지고 싶은가? 風文 2024.03.26 713
2962 내가 원하는 삶 風文 2021.09.02 714
2961 달라이라마가 말하는 '종교의 역할' 風文 2020.05.05 7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