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9 18:01

젊은 날의 초상 中

조회 수 8056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입 초기의 군중심리와도 흡사한 열정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나는 차츰 모든 것이 허망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곳에서 무슨 천부의 권리처럼, 혹은 자명한 진리처럼 떠들었던 것들은 따지고 보면 우리가 받은 오랜 국민형성교육의 결과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그것들은 초등학교의 <사회생활>과 중등학교의 <공민(公民)> 및 <일반사회>에서 주입된 지식과 몇 권의 번역서에서 얻은 지식의 단편이 집적된 것일 뿐, 태어날 때부터 하늘에서 부여받은 권리도 동쪽에서 해가 뜬다는 것과 같은 자명(自明)의 진리도 아니었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우리들의 신념체계 일반에 대한 추상적인 회의였지만, 이내 당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의심으로 발전해 갔다. 천번만번 내가 믿고 있는 일이 옳다고 다짐해도, 또 우리의 지혜가 성숙하고 사색이 깊어지면 반드시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리라는 것을 애써 스스로에게 설득해도, 우선 쓰라리고 서글픈 것은 그것을 향한 내 열정 속에 감추어진 충동적이고 부화적(府和的)인 요소였다.

-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中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0237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9528
2477 그 자리에서 머뭇거릴 순 없다 바람의종 2009.09.26 5224
2476 그가 부러웠다 風文 2013.08.28 18034
2475 그가 부러웠다 바람의종 2009.07.09 5533
2474 그건 내 잘못이야 바람의종 2010.06.13 5746
2473 그것은 사랑이다 바람의종 2012.08.21 7239
2472 그날 마음을 정했다 바람의종 2010.12.19 3771
2471 그냥 느껴라 風文 2019.08.21 574
2470 그냥 들어주자 風文 2023.03.09 1047
2469 그냥 서 있는 것도 힘들 때 風文 2014.11.12 10893
2468 그냥이라는 말 바람의종 2012.04.23 6491
2467 그녀가 당신을 사랑할 때 風文 2022.02.04 566
2466 그대 거기 있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1) - 도종환 (100) 바람의종 2008.11.29 6207
2465 그대 거기 있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2) - 도종환 바람의종 2008.12.06 6391
2464 그대 목소리를 듣는다 風文 2015.07.30 6454
2463 그대 생각날 때면 風文 2015.08.09 8840
2462 그대 이제 꿈을 말할 때가 아닌가 바람의종 2008.10.20 6044
2461 그대 이제 말하려는가 風文 2019.08.29 640
2460 그대, 지금 힘든가? 風文 2023.10.16 586
2459 그대나 나나 風文 2015.07.03 6168
2458 그대는 받아들여졌다 風文 2015.01.05 5935
2457 그대는 황제! 風文 2014.12.28 8802
2456 그대도 나처럼 바람의종 2009.03.18 5180
2455 그대를 만난 뒤... 風文 2019.08.16 619
2454 그대에게 의미있는 일 바람의종 2012.12.17 8981
2453 그대와의 인연 바람의종 2008.09.29 681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