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9 18:01

젊은 날의 초상 中

조회 수 8174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입 초기의 군중심리와도 흡사한 열정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나는 차츰 모든 것이 허망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곳에서 무슨 천부의 권리처럼, 혹은 자명한 진리처럼 떠들었던 것들은 따지고 보면 우리가 받은 오랜 국민형성교육의 결과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그것들은 초등학교의 <사회생활>과 중등학교의 <공민(公民)> 및 <일반사회>에서 주입된 지식과 몇 권의 번역서에서 얻은 지식의 단편이 집적된 것일 뿐, 태어날 때부터 하늘에서 부여받은 권리도 동쪽에서 해가 뜬다는 것과 같은 자명(自明)의 진리도 아니었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우리들의 신념체계 일반에 대한 추상적인 회의였지만, 이내 당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의심으로 발전해 갔다. 천번만번 내가 믿고 있는 일이 옳다고 다짐해도, 또 우리의 지혜가 성숙하고 사색이 깊어지면 반드시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리라는 것을 애써 스스로에게 설득해도, 우선 쓰라리고 서글픈 것은 그것을 향한 내 열정 속에 감추어진 충동적이고 부화적(府和的)인 요소였다.

-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中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6027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5475
2610 웃으면서 체념하기 風文 2019.06.21 906
2609 거울과 등대와 같은 스승 風文 2022.05.23 906
2608 춤을 추는 순간 風文 2023.10.08 906
2607 평생 청년으로 사는 방법 風文 2019.06.10 907
2606 소중한 기억 風文 2020.06.22 907
2605 건성으로 보지 말라 風文 2022.01.29 907
2604 두 팔 벌려 안고 싶다 風文 2019.09.02 908
2603 산은 고요하다 風文 2023.02.01 908
2602 '내가 왜 사는 거지?' 風文 2023.06.08 908
2601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風文 2020.07.03 909
2600 지나고 보면 아름다웠다 싶은 것 두 가지 風文 2023.11.10 909
2599 신앙으로 다시 서는 사람들 風文 2021.09.05 910
2598 세상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한다면 風文 2022.01.29 910
2597 사랑과 관심으로 접근하라 - 제인 넬슨 風文 2022.10.12 910
2596 꿀잠 수면법 風文 2023.10.10 910
2595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 風文 2019.08.15 911
2594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 고대문명 風文 2023.04.18 911
2593 사랑할 준비 風文 2019.08.22 912
2592 그대 이제 말하려는가 風文 2019.08.29 912
2591 말하지 않아도 미소가 흘러 風文 2019.09.05 912
2590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 風文 2019.08.13 913
2589 고령의 나이에 더 활발히 활동한 위인들 風文 2024.02.17 913
2588 내 마음이 강해야 내 소원도 이루어진다 - 6. 좋은 질문을 하라 風文 2022.11.10 914
2587 '건강한 감정' 표현 風文 2023.09.21 915
2586 11. 아프로디테 風文 2023.11.01 9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