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9 18:01

젊은 날의 초상 中

조회 수 8115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입 초기의 군중심리와도 흡사한 열정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나는 차츰 모든 것이 허망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곳에서 무슨 천부의 권리처럼, 혹은 자명한 진리처럼 떠들었던 것들은 따지고 보면 우리가 받은 오랜 국민형성교육의 결과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그것들은 초등학교의 <사회생활>과 중등학교의 <공민(公民)> 및 <일반사회>에서 주입된 지식과 몇 권의 번역서에서 얻은 지식의 단편이 집적된 것일 뿐, 태어날 때부터 하늘에서 부여받은 권리도 동쪽에서 해가 뜬다는 것과 같은 자명(自明)의 진리도 아니었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우리들의 신념체계 일반에 대한 추상적인 회의였지만, 이내 당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의심으로 발전해 갔다. 천번만번 내가 믿고 있는 일이 옳다고 다짐해도, 또 우리의 지혜가 성숙하고 사색이 깊어지면 반드시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리라는 것을 애써 스스로에게 설득해도, 우선 쓰라리고 서글픈 것은 그것을 향한 내 열정 속에 감추어진 충동적이고 부화적(府和的)인 요소였다.

-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中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12789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102202
    read more
  3.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행복해지는 법

    Date2008.04.02 By바람의종 Views8796
    Read More
  4. 사랑이 잔혹한 이유는 에로스 신 부모 탓?

    Date2008.03.27 By바람의종 Views26445
    Read More
  5. 오늘을 위한 아침 5분의 명상

    Date2008.03.20 By바람의종 Views8635
    Read More
  6. 현실과 이상의 충돌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9776
    Read More
  7. 문학대중화란 - 안도현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6717
    Read More
  8. 고백할게

    Date2008.03.14 By바람의종 Views8839
    Read More
  9. 세상을 사는 두 가지의 삶

    Date2008.03.14 By바람의종 Views7611
    Read More
  10. 대학생의 독서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7072
    Read More
  11. 무관심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8204
    Read More
  12. 스탈린은 진정한 사회주의자가 아니였다!!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7282
    Read More
  13.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中

    Date2008.03.11 By바람의종 Views9832
    Read More
  14. 휴 프레이더의 '나에게 쓰는 편지' 中 -

    Date2008.03.10 By바람의종 Views9161
    Read More
  15. '나는 내가 바꾼다' 중에서

    Date2008.03.08 By바람의종 Views8202
    Read More
  16. 호밀밭의 파수꾼 중에서....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7466
    Read More
  17. 그들의 뒤를 따라가 보자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8920
    Read More
  18. 새처럼 연약한 것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5669
    Read More
  19. 사람, 생명의 노래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6557
    Read More
  20. 사랑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6575
    Read More
  21. '사랑 할 땐 별이 되고'중에서... <이해인>

    Date2008.03.01 By바람의종 Views7408
    Read More
  22. 김인숙 <거울에 관한 이야기>

    Date2008.02.29 By바람의종 Views11179
    Read More
  23.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Date2008.02.28 By바람의종 Views11329
    Read More
  24. 박상우 <말무리반도>

    Date2008.02.27 By바람의종 Views9975
    Read More
  25. 죽음에 대한 불안 두 가지.

    Date2008.02.25 By바람의종 Views6967
    Read More
  26. 나의 아버지는 내가...

    Date2008.02.24 By바람의종 Views7292
    Read More
  27. <죽은 시인의 사회> 中

    Date2008.02.23 By바람의종 Views856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