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8 15:08

참기름 장사와 명궁

조회 수 8123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참기름 장사와 명궁

 송나라에 진요자라는 명궁이 있었다. 그는 활을 어찌나 잘 쏘는지 나라안팎에 그와 겨룰 만한 궁사가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활을 쏘고 있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기름 파는 노인이 그 모습을 지켜 보았다. 노인은 진요자가 화살 열 개 가운데 아홉개를 명중시키자 희마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요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장, 제 궁술의 비결이 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은 별 것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습니까? 활이 당신 손에 푹 익은 것 같군요."

노인의 말에 진요자는 기분이 나빠졌다.

"아니 제 솜씨를 어찌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십니까? 이건 하루 이틀에 배울 수 있는 궁술이 아닙니다."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아, 화내지 마시오. 내가 참기를 장사를 오래 하다보니 조금 이치를 아는 것 뿐이라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요자가 묻자 노인은 호리박처럼 생긴 참기름 병을 꺼내 땅 위에 놓더니 엽전으로 그 주둥이를 막았다. 그리고 참기름을 국자로 떠서 병 속에 흘려 넣었다. 그런데 노인의 키높이에서 흘려보낸 참기름이 엽전의 조그만 구멍 속으로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진요자가 살펴보니 엽전에는 침기를이 한 방울도 붇지 않았다. 진요자는 노인의 솜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노인이 말했다.

"아아, 놀라지 마시오. 나도 뭐 별다른 비결이 있는게 아니니까. 다만 손에 푹 익었을 뿐이라오."

그 말을 들은 진요자는 노인에게 깊이 머리 숙여 적을 했다. 이후 진요자는 활을 쏘는데 있어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인간관계를 열어주는 108가지 따뜻한 이야기 中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3767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3159
85 무관심 바람의종 2008.03.12 8244
84 스탈린은 진정한 사회주의자가 아니였다!! 바람의종 2008.03.12 7288
83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中 바람의종 2008.03.11 9848
82 휴 프레이더의 '나에게 쓰는 편지' 中 - 바람의종 2008.03.10 9184
81 '나는 내가 바꾼다' 중에서 바람의종 2008.03.08 8224
80 호밀밭의 파수꾼 중에서.... 바람의종 2008.03.07 7493
79 그들의 뒤를 따라가 보자 바람의종 2008.03.06 8952
78 새처럼 연약한 것 바람의종 2008.03.06 5688
77 사람, 생명의 노래 바람의종 2008.03.04 6593
76 사랑 바람의종 2008.03.04 6600
75 '사랑 할 땐 별이 되고'중에서... <이해인> 바람의종 2008.03.01 7445
74 김인숙 <거울에 관한 이야기> 바람의종 2008.02.29 11194
73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바람의종 2008.02.28 11380
72 박상우 <말무리반도> 바람의종 2008.02.27 10020
71 죽음에 대한 불안 두 가지. 바람의종 2008.02.25 7002
70 나의 아버지는 내가... 바람의종 2008.02.24 7339
69 <죽은 시인의 사회> 中 바람의종 2008.02.23 8633
68 테리, 아름다운 마라토너 바람의종 2008.02.22 8867
67 참새와 죄수 바람의종 2008.02.21 10015
66 사랑을 논하기에 앞서.. 바람의종 2008.02.20 6123
65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 그 실체는? 바람의종 2008.02.19 9876
64 젊은 날의 초상 中 바람의종 2008.02.19 8129
63 닥터 지바고 중 바람의종 2008.02.18 6628
62 안병무 '너는 가능성이다' 中 바람의종 2008.02.17 10731
61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계산된 세계 바람의종 2008.02.16 66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