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627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인생은 서로 고마워서 산다  





      언제나 연애시절이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살 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뜰 새 없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자식 기르느라 정신 없다가
      사십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질 것이다.

      이젠 지상에 머물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좋은글 중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8986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8320
    3026 153세 냉동인간이 부활했다? - 냉동인간에 대하여 바람의종 2007.09.19 46670
    3025 ‘옵아트’ 앞에서 인간은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다! 바람의종 2007.08.15 46103
    3024 '푸른 기적' 風文 2014.08.29 38940
    3023 사랑이 잔혹한 이유는 에로스 신 부모 탓? 바람의종 2008.03.27 26238
    3022 쥐인간의 죄책감은 유아기적 무의식부터? - 강박증에 대하여 바람의종 2007.10.10 25166
    3021 행복과 불행은 쌍둥이 형제라고? 바람의종 2007.08.09 22309
    3020 세한도(歲寒圖) - 도종환 (125) 바람의종 2009.02.02 21418
    3019 희망이란 風文 2013.08.20 19198
    3018 '야하고 뻔뻔하게' 風文 2013.08.20 18696
    3017 현대예술의 엔트로피 바람의종 2008.04.09 18605
    3016 정말 당신의 짐이 크고 무겁습니까? 바람의종 2007.10.10 18481
    3015 136명에서 142명쯤 - 김중혁 윤영환 2006.09.02 18148
    3014 그가 부러웠다 風文 2013.08.28 18024
    3013 Love is... 風磬 2006.02.05 17909
    3012 다다이즘과 러시아 구성주의에 대하여 바람의종 2010.08.30 17726
    3011 커피 한 잔의 행복 風文 2013.08.20 17417
    3010 히틀러는 라디오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 바람의종 2008.08.05 16753
    3009 자연을 통해... 風文 2013.08.20 16558
    3008 흉터 風文 2013.08.28 16261
    3007 젊은이들에게 - 괴테 바람의종 2008.02.01 16252
    3006 신문배달 10계명 風文 2013.08.19 15316
    3005 길 떠날 준비 風文 2013.08.20 15309
    3004 방 안에 서있는 물고기 한 마리- 마그리트 ‘낯설게 하기’ 바람의종 2007.02.08 15251
    3003 세계 최초의 아나키스트 정당을 세운 한국의 아나키스트 바람의종 2008.07.24 1520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