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634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인생은 서로 고마워서 산다  





      언제나 연애시절이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살 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뜰 새 없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자식 기르느라 정신 없다가
      사십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질 것이다.

      이젠 지상에 머물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좋은글 중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910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8423
    3002 안중근은 의사(義士)인가, 테러리스트인가? 바람의종 2007.09.06 14862
    3001 힐러의 손 윤영환 2013.06.28 14763
    3000 동시상영관에서의 한때 - 황병승 윤영환 2006.09.02 14696
    2999 천자문이 4언 250구로 된 한편의 시라고? 바람의종 2007.09.26 14653
    2998 반창고 아프지 않게 떼는 법 風文 2013.08.19 14569
    2997 엉겅퀴 노래 風文 2013.08.09 14349
    2996 '나는 괜찮은 사람' 風文 2013.08.28 14236
    2995 나의 부족함을 끌어안을 때 風文 2013.08.19 14100
    2994 고향을 찾아서 風文 2014.10.14 13946
    2993 Gustav Klimt and the adagietto of the Mahler 5th symphony 바람의종 2008.03.27 13942
    2992 타자(他者)의 아픔 風文 2014.10.06 13853
    2991 콧노래 윤안젤로 2013.06.03 13834
    2990 하늘에서 코끼리를 선물 받은 연암 박지원 바람의종 2008.02.09 13834
    2989 비가 내리는 날 風文 2013.08.28 13816
    2988 뱃머리 風文 2013.08.28 13791
    2987 코앞에 두고도... 風文 2013.08.19 13764
    2986 진정한 '자기만남' 윤안젤로 2013.06.15 13650
    2985 친구와 힐러 風文 2013.08.20 13630
    2984 위기관리 능력 10 윤안젤로 2013.04.19 13512
    2983 힘써야 할 세가지 일 바람의종 2012.08.29 13495
    2982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風文 2013.08.09 13462
    2981 당신의 몸에서는 어떤 향이 나나요? 風文 2013.08.09 13428
    2980 로마시대의 원더랜드, ‘하드리아누스의 빌라’ 바람의종 2008.05.22 13302
    2979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 맹자의 왕도정치를 통해! 바람의종 2007.08.30 13243
    2978 째깍 째깍 시간은 간다 윤안젤로 2013.06.15 1317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