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027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옛날에 세 명의 도적이 있었다. 어느 날 이들은 힘을 합쳐 한 무덤을 파헤쳤다. 그런데, 그 무덤 안에서 큰 금덩이가 나왔다.
“오늘은 정말 고달프구나. 금을 얻었으니 술과 음식을 먹어야 하지 않겠느냐?” 한 사람이 기뻐하며 술을 사러 나갔다. 술을 사러 나간 그 자는 길 위에서 하늘이 주신 기회라면서 자축을 하였다.
‘셋이 나누느니 오히려 혼자 독차지 하는 것이 좋겠구나.’ 하고는 음식을 사서 독을 풀었다. 그런데 나머지 두 도적이 갑자기 술을 사온 도적을 때려죽이는 것이 아닌가. 남은 도적들은 먼저 음식을 먹은 후 금을 양분하기로 하고 술과 음식을 먹는데, 먹은 후에는 무덤 옆에서 두 도적이 다 죽었다.


참으로 애석하구나. 이 금이라는 것은 반드시 길옆에서 돌다가 누군가에게 습득되는데, 습득한 자는 반드시 하늘에 감사할 것이나 다만 금이라는 것이 무덤 사이에서 나온 것이면서 독의 유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또한 앞뒤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독살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천하의 사람 중에는 금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은 왜일까?
나는 원하건대 천하의 사람들이 금이 있다고 기뻐할 것도 없다고 해서 슬퍼할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갑자기 눈앞에 황금이 이르면 놀라기를 천둥을 맞은 것처럼 하고 귀신을 만난 것처럼 하고 풀숲의 뱀을 만난 것처럼 해서 머리털이 빠짝 서서 뒷걸음질을 치지 않을 수 없다.

  연암 박지원의 황금에 대한 생각이다. 황금이라는 것이 매우 위험한 물건으로 취급된 이유는 황금의 속성이 다양한 가치들을 잠식시켜 자신의 유일한 가치로 모든 기타의 것들을 재단하려 하기 때문이다. 물신숭배란, 하나의 가치가 다양하던 가치들의 관계들을 굴복시켜 무덤으로 보내고, 그 무덤 속에서 태어난 자신의 유일한 가치로 모든 사물들과 관계 맺도록 강요하는 관계의 형식을 의미하며, 바로 이점이 황금의 가장 위험한 속성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에 연암이 가졌던 황금에 대한 생각은 현대의 물질만능주의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좋은 교훈인 것 같습니다. 황금의 가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9997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친구야 너는 아니

  3. No Image 05Dec
    by 風文
    2014/12/05 by 風文
    Views 8011 

    정답이 없다

  4. No Image 28Jan
    by 바람의종
    2008/01/28 by 바람의종
    Views 8009 

    참기름 장사와 명궁

  5. No Image 11Jan
    by 바람의종
    2013/01/11 by 바람의종
    Views 8008 

    '충공'과 '개콘'

  6. No Image 10Oct
    by 바람의종
    2008/10/10 by 바람의종
    Views 8007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7. No Image 24Jul
    by 바람의종
    2008/07/24 by 바람의종
    Views 8006 

    소인배 - 도종환

  8. No Image 29Sep
    by 바람의종
    2008/09/29 by 바람의종
    Views 8004 

    친구라는 아름다운 이름

  9. No Image 05Nov
    by 바람의종
    2012/11/05 by 바람의종
    Views 7994 

    뒷목에서 빛이 난다

  10.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12/10/04 by 바람의종
    Views 7970 

    '높은 곳'의 땅

  11. No Image 09Aug
    by 風文
    2015/08/09 by 風文
    Views 7964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

  12. No Image 11Aug
    by 風文
    2014/08/11 by 風文
    Views 7960 

    엄마의 주름

  13. No Image 03Dec
    by 바람의종
    2012/12/03 by 바람의종
    Views 7955 

    12월의 엽서

  14. No Image 09Jun
    by 바람의종
    2009/06/09 by 바람의종
    Views 7953 

    「스페인 유모어」(시인 민용태)

  15. No Image 04Sep
    by 바람의종
    2012/09/04 by 바람의종
    Views 7953 

    열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도 있다

  16. No Image 11Apr
    by 윤안젤로
    2013/04/11 by 윤안젤로
    Views 7953 

    '산길의 마법'

  17. No Image 20Dec
    by 風文
    2014/12/20 by 風文
    Views 7948 

    유쾌한 활동

  18. No Image 11Sep
    by 바람의종
    2012/09/11 by 바람의종
    Views 7924 

    '욱'하는 성질

  19. No Image 29Jul
    by 바람의종
    2009/07/29 by 바람의종
    Views 7922 

    「1997년도라는 해」(시인 김영남)

  20. No Image 25Dec
    by 風文
    2014/12/25 by 風文
    Views 7919 

    예술이야!

  21. No Image 02Jun
    by 바람의종
    2008/06/02 by 바람의종
    Views 7915 

    등 / 도종환

  22.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7911 

    좋은 사람 - 도종환

  23. No Image 28Nov
    by 바람의종
    2012/11/28 by 바람의종
    Views 7907 

    '더러움'을 씻어내자

  24. No Image 20May
    by 바람의종
    2009/05/20 by 바람의종
    Views 7906 

    「진한 눈물의 감동 속에도 웃음이 있다 」(시인 신달자)

  25. No Image 04Dec
    by 風文
    2014/12/04 by 風文
    Views 7903 

    구경꾼

  26. No Image 20Aug
    by 바람의종
    2012/08/20 by 바람의종
    Views 7896 

    얼굴 풍경

  27. No Image 11Aug
    by 바람의종
    2009/08/11 by 바람의종
    Views 7891 

    「사랑은 아무나 하나」(시인 이상섭)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