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486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느 한 가로수의 독백



‘새삼’이라는 풀이 있습니다. 나무에 기생하는 일년초인데 씨앗에 싹이 터서 다른 나무에 올라붙게 되면, 스스로 제 줄기를 끊고 그 나무줄기에 다시 뿌리를 내립니다. 그러고는 흡혈귀처럼 나무줄기로부터 양분을 빨아먹습니다.
녀석은 철사 같은 줄기로 다른 나무에 정착해 제대로 자리잡았다 싶으면 꽃과 열매 맺기에만 열중합니다. 자기가 뿌리내린 나무가 죽든 말든 관심이 없죠.
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새삼이 떠오릅니다. 주변 생명체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과, 다른 나무에게 붙어 양분을 취하면서 오로지 제 삶에만 열중하는 새삼이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 출전: 우종영 산문집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중앙M&B, 2003)


 







나무의사 우종영 프로필


1954년생. 나무관리회사 ‘푸른공간’ 대표이며, 각종 시민단체에서 나무 강의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은책으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 등이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593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5417
3035 싸이코패스(Psychopath) 인간괴물, 사법권의 테두리에서의 탄생 바람의종 2008.08.13 10501
3034 "'거룩한' 바보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바람의종 2009.03.31 11183
3033 "10미터를 더 뛰었다" 바람의종 2008.11.11 7840
3032 "그래, 좋다! 밀고 나가자" 바람의종 2008.11.12 12216
3031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에요" 바람의종 2010.10.23 4971
3030 "내 말을 귓등으로 흘려요" 바람의종 2009.07.06 7708
3029 "내가 늘 함께하리라" 바람의종 2009.05.28 7576
3028 "너. 정말 힘들었구나..." 바람의종 2012.02.16 7592
3027 "너는 특별하다" 바람의종 2010.07.31 7564
3026 "네, 제 자신을 믿어요" 바람의종 2012.09.06 11589
3025 "당신에게서 아름다운 향기가 나네요." 바람의종 2009.11.03 6028
3024 "당신은 나를 알아보는군요" 바람의종 2010.01.14 6253
3023 "당신이 필요해요" 윤안젤로 2013.04.03 12474
3022 "던질 테면 던져봐라" 바람의종 2011.04.12 5489
3021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바람의종 2012.11.01 10442
3020 "미국의 흑인으로 우뚝 서겠다" 바람의종 2009.11.12 6153
3019 "미국의 흑인으로 우뚝 서겠다" 바람의종 2011.07.27 6162
3018 "미안해. 친구야!" 風文 2014.10.10 13227
3017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바라보기" 바람의종 2009.04.13 7363
3016 "바지도 헐렁하게 입어야 해" 바람의종 2010.06.19 4712
3015 "사랑이 식었다"고 말하지만 바람의종 2011.01.31 4350
3014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中 바람의종 2008.03.11 9918
3013 "수고했어, 이젠 조금 쉬어" 바람의종 2010.06.04 3538
3012 "아래를 내려다보지 말라" 風文 2014.12.13 7283
3011 "엄마, 저와 함께 걸으실래요?" 바람의종 2012.01.17 510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