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
박해영
이럴 줄 몰랐다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만 해도
쬐금 오다 말거니 했다
어느 누구도 이번 눈도 저번 눈처럼
가벼이 지나갈 것이라고 보장한 적이 없는데도
멋진 산수화 잠시 보여주고
거짓말처럼 녹아버릴 줄 알았다
아침부터 내린 눈이 종일 내리고
한 밤을 자고 난 아침에도 쏟아지는 것을 보고서야
하산하지 않은 걸 후회했다
이틀을 꼬박 쉬지 않고 내린 눈이
혹한 속에서 얼어붙어
내게서 네게로 가는 모든 통로가 막힌 지금
그대를 향한 그리움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내가 가고 싶을 땐 언제나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무도 그렇게 말해준 적이 없는데도
그대에게로 가는 길은 항상 열려있는 줄 알았다
온 하늘에 지천으로 쏟아지는 눈송이 하염없는데
뚜뚜 때늦은 대설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 | 숨 1 | 쏘옹 | 2020.10.19 | 2204 |
37 | 어느 여름 | 한석주 | 2019.08.24 | 2988 |
36 | 적반하장 | 한석주 | 2019.06.01 | 2390 |
35 | 앞날 2 | 한석주 | 2019.05.30 | 2460 |
34 | 10센티 | 사랑누리 | 2018.03.27 | 3781 |
33 | 봄 | 사랑누리 | 2018.03.27 | 3829 |
32 | 집으로 가는 길 2 | 사랑누리 | 2018.03.27 | 4819 |
31 | 깡패 | 사랑누리 | 2018.03.23 | 5133 |
» | 대설주의보 | 사랑누리 | 2018.03.22 | 4371 |
29 | 화투 이야기 | 사랑누리 | 2018.03.22 | 4600 |
28 | 까치네 | 사랑누리 | 2018.03.22 | 4563 |
27 | 도마 | 사랑누리 | 2018.03.22 | 4250 |
26 | 배추의 겨울 | 사랑누리 | 2018.03.22 | 4523 |
25 | 단풍잎 /송태한 | 강화도령 | 2017.09.14 | 5040 |
24 | 곶감 /송태한 | 강화도령 | 2017.08.25 | 4802 |
23 | 쓰르라미 /송태한 | 강화도령 | 2017.08.11 | 5820 |
22 | 장미의 노래 /송태한 | 강화도령 | 2017.07.25 | 4944 |
21 | 퍼즐 맞추기/ 송태한 1 | 강화도령 | 2017.06.21 | 7547 |
20 | 휴가 /송태한 | 강화도령 | 2017.04.08 | 5717 |
19 | 하루의 인상印象/송태한 | 강화도령 | 2017.03.12 | 5943 |
18 | 빗방울 하나 /송태한 | 강화도령 | 2017.03.04 | 6495 |
17 |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송태한 2 | 강화도령 | 2017.03.01 | 5385 |
16 | [경일시단] 황태/송태한 2 | 강화도령 | 2017.02.08 | 6385 |
15 | 시간의 모서리/송태한 2 | 강화도령 | 2017.01.29 | 7694 |
14 | 폭포·1/ 송태한 2 | 강화도령 | 2017.01.28 | 52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