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6.19 06:11

수능 국어영역

조회 수 14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능 국어영역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대통령이 부럽다. 말도 못하게 부럽다. ‘말은 말 자체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보유한 권력의 무게만큼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이리도 밝고 명쾌하게 보여주다니. 보스의 힘을 확인하는 방법은 깨알처럼 작디작은 문제를 걸고넘어지는 것. ‘수능 문제를 쉽게 내라’는 교지를 따르지 않은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교육과정평가원도 감사를 한다니 ‘교육개혁의 의지’에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

학생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일타강사처럼 말하자면, 올해 수능 국어영역은 무조건 교과서 내에서 난다. 교과서만 보라. 식은 죽 먹기다. 다만, 볼 책이 좀 많다. 국어 교과서가 12종이고, 문학이 10종, 독서가 6종, 화법과 작문이 5종, 언어와 매체가 5종이다. 게다가 그동안 교과서 위의 교과서 노릇을 해온 <교육방송> 수능 연계 교재 4권이 더 있다(진작 국어 교과서를 국정화했어야 했다!!).

교과서가 많으니 교사는 글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줄 뿐이다. ‘다음 중 청록파 시인의 작품이 아닌 것은?’ 식의 사전 지식을 묻는 문제는 사라졌다. 분석, 추론, 비판, 적용 등 생각하는 능력을 묻는다.

최고 명문 서울대 법대에 들어갈 실력의 보유자임에도 ‘학교 다닐 때 국어가 재미없었다’는 서민적 풍모와 겸양의 미덕을 갖춘 대통령께선 오래전부터 교육개혁의 깃발을 외롭게 들고 계신다. 이참에 “입시는 언제까지 객관식이어야만 하는가?”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하지 않는가?” “지역의 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키울 방법은 없는가?” 같은 주제로 하명을 내리시면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리는 변화가 올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9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5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528
3370 사람 바람의종 2007.12.21 6782
3369 미꾸라지 바람의종 2007.12.21 7435
3368 주머니차 바람의종 2007.12.22 7562
3367 우리말 계통 바람의종 2007.12.22 5879
3366 누다와 싸다 바람의종 2007.12.23 7824
3365 깍두기 바람의종 2007.12.23 6698
3364 된장녀 바람의종 2007.12.24 6894
3363 언어 대국, 인도 바람의종 2007.12.24 7299
3362 웃음 바람의종 2007.12.26 7500
3361 값과 삯 바람의종 2007.12.26 6018
3360 벵갈말 바람의종 2007.12.27 6589
3359 알바 바람의종 2007.12.27 7534
3358 막바로 바람의종 2007.12.28 8220
3357 가을하다 바람의종 2007.12.28 7296
3356 개보름 바람의종 2007.12.29 7384
3355 다르다와 틀리다 바람의종 2007.12.29 7228
3354 꽈리 바람의종 2007.12.30 10741
3353 교육과 새말 바람의종 2007.12.30 6885
3352 체로키 글자 바람의종 2007.12.31 6287
3351 억수 바람의종 2007.12.31 6785
3350 뫼와 갓 바람의종 2008.01.02 7343
3349 메뚜기 바람의종 2008.01.02 656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