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4.21 11:36

댄싱 나인 시즌 스리

조회 수 107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댄싱 나인 시즌 스리

얼마 전 한 방송의 ‘댄싱9 시즌3’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 제목을 ‘댄싱 나인 시즌 스리’로 읽는다. 숫자 ‘9’와 ‘3’을 ‘아홉’, ‘셋’이나 ‘구’ ‘삼’으로 읽지 않고 영어인 ‘나인’ ‘스리’로 읽는 것이다.

우리말에서는 아라비아 숫자 ‘1, 2, 3, 4’ 등이나 로마 숫자 ‘Ⅰ, Ⅱ, Ⅲ, Ⅳ’ 등은 고유어 수사로 읽거나 한자어 수사로 읽는다.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물건의 수효를 셀 때에는 ‘하나, 둘, 셋, 넷’ 등처럼 고유어 수사로 읽고, 그냥 숫자를 셀 때에는 고유어 수사로 읽거나 ‘일, 이, 삼, 사’ 등처럼 한자어 수사로 읽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라비아 숫자나 로마 숫자를 영어식으로 읽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넘버1, 넘버2, 넘버3’ ‘슈퍼스타K1, 슈퍼스타K2, 슈퍼스타K3’ 등의 ‘1, 2, 3’ 등이 일반적으로 ‘원, 투, 스리’ 등으로 읽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숫자를 영어식으로 읽는 건 우리말의 자연스러운 숫자 읽기가 아니다. 혹, ‘넘버’ ‘슈퍼스타K’ 등이 영어 또는 영어에서 유래한 외래어라서 그 뒤 숫자를 영어식으로 읽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냐 하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식샤를 합시다1, ‘식샤를 합시다2’의 ‘1, 2’도, ‘수학Ⅰ, 수학Ⅱ’ ‘물리Ⅰ, 물리Ⅱ’ 등의 ‘Ⅰ, Ⅱ’도 영어 ‘원, 투’로 읽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그렇게 볼 수 없다. 영어식 숫자 읽기의 남용에 불과하다.

수사는 한 언어에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꼭 필요한 기초 어휘이다. 그런데 숫자 읽기에서 우리말의 기초 어휘인 수사가 영어에 밀려 홀대 받고 있다. ‘엠피스리(MP3)’ ‘스리디(3-D)’ 등은 별개의 단어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그냥 숫자를 차례대로 셀 때에는 그 숫자를 우리말 수사로 읽는 것이 좋겠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34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8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833
3392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1047
339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1050
3390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1052
3389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1053
3388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1054
3387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1055
3386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055
3385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059
338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1061
3383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風文 2022.05.25 1064
3382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072
3381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073
» 댄싱 나인 시즌 스리 風文 2023.04.21 1073
3379 영어 절대평가 風文 2022.05.17 1077
3378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1079
3377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1081
3376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1084
3375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086
3374 잃어버린 말 찾기, ‘영끌’과 ‘갈아넣다’ 風文 2022.08.30 1087
3373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風文 2022.02.10 1091
3372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092
337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10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