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9.19 14:27

호함지다

조회 수 8623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호함지다

한라산과 백두산에 눈이 내렸다. 같은 눈을 보고도 남북은 표현을 달리한다. 남한 말 ‘탐스럽다’에 해당하는 북한 말 ‘호함지다’가 그 경우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지만 호함지게 내린 첫눈을 보는 순간 용기가 났다” 식으로 쓰인다. 이 예문에선 ‘호함지다’가 복합 의미(흐뭇하다+탐스럽다:흐뭇할 만큼 탐스럽다)를 담고 있지만 문장에 따라 남한 말 ‘탐스럽다’와 ‘흐뭇하다’의 (의미상) 경계를 넘나들면서 호환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즐겁던 일은 한바탕 호함진(흐뭇한) 웃음 끝에 흔히 잊어지고 마는데 어려운 나날들에 맺힌 사연은 기억의 쪽문을 열고…괴여 오르곤 한다.”-김철 ‘천지의 물줄기’
“가을이 됐으니 호함진(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야 할 텐데 웬일인지 쭉정이 농사뿐이다.”-김철 ‘뻐꾸기는 철없이 운다’

‘호함지다’를 더 살펴보니 ‘값지다·기름지다·멋지다’ 등이 떠오른다. ‘사물이 어떤 성질이나 모양이다’라는 것을 강조할 때 남한에선 명사에 접사 ‘-지다’를 흔히 붙여 사용한다. ‘호함지다’ 또한 ‘호함+지다’ 구성일 것 같은데 북한 사전엔 ‘호함’과 ‘-지다’를 따로 분류해 놓지 않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75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28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178
3392 '매우''아주''몹시' 바람의종 2008.05.01 7760
3391 '명문'이라는 이름 / 가족의 의미 風文 2020.07.16 2478
3390 '미망인'이란 말 風文 2021.09.10 879
3389 '바치다'와 '받치다' file 風文 2023.01.04 1309
3388 '밖에'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16 10959
3387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281
3386 '받다'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18 25520
3385 '붓'의 어원 風文 2023.08.18 1622
3384 '사과'의 참뜻 / 사람의 짓 風文 2020.07.14 2059
3383 '상(上)'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6.13 10226
3382 '숫'을 쓰는 동물 바람의종 2012.09.25 10028
3381 '식해(食)'와 '식혜(食醯)' 바람의종 2009.02.22 7578
3380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바람의종 2008.04.22 9828
3379 '여부' 의 사용을 줄이자(上) 바람의종 2008.06.21 6826
3378 '여부' 의 사용을 줄이자(下) 바람의종 2008.06.23 5967
3377 '여부' 의 사용을 줄이자(中) 바람의종 2008.06.22 5524
3376 '연륙교'의 발음은? 바람의종 2012.01.06 10742
3375 '우레'가 운다 바람의종 2008.05.25 7828
3374 '이' '히' 거참 헷갈리네 바람의종 2008.07.03 7038
3373 '이/가' '을/를' 바람의종 2009.03.27 5584
3372 '자처'와 '자청' 바람의종 2011.05.01 9115
3371 '작'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10.01 105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