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2.14 18:48

한 가닥 하다

조회 수 10512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 가닥 하다

연말 모임이 시작됐다. 친구끼리 오랜만에 모이면 으레 옛이야기가 등장하게 마련이다.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나도 옛날에는 한 가닥 했어'라며 지난 일을 장황하게 늘어 놓기 일쑤다. 흔히 과거에는 나도 남부럽지 않게 어떤 일을 했다고 내세울 때 이처럼 '나도 한 가닥 했어'라고 말하지만 '나도 한가락 했어'가 맞는 표현이다.

'한 가닥'은 두 단어가 결합한 관용적 표현으로 '한 가닥 희망이 보인다' '한 가닥 기대를 걸어 보는 수밖에 없다'처럼 '아주 약간'이란 뜻으로 쓰인다. 따라서 '나도 한 가닥 했어'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과거에 남 못지않게 활약했다는 뜻으로는 '한 가닥'이 아니라 '한가락'이란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한가락'은 '소리 한가락 뽑아 보세'처럼 노래나 소리의 한 곡조라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왕년에 누구는 한가락 안 해 본 줄 아나'와 같이 어떤 방면에서 썩 훌륭한 재주나 솜씨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

친구끼리 모여앉아 '나도 한가락 했어'라며 서로 지기 싫어하는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옛이야기는 언제나 포근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70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18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085
3260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1541
3259 ‘돌미’와 ‘살미’ 바람의종 2008.02.01 8100
3258 ‘때식을 번지다’와 ‘재구를 치다’ 바람의종 2010.05.07 13308
3257 ‘뛰다’와 ‘달리다’ 바람의종 2007.11.05 5616
3256 ‘렷다’ 바람의종 2010.04.27 9554
3255 ‘로서’와 ‘로써’ 바람의종 2009.12.04 9909
3254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8151
3253 ‘말밭’을 가꾸자 바람의종 2011.11.11 8843
3252 ‘맞다’와 ‘맞는다’, 이름 바꾸기 風文 2022.09.11 1156
3251 ‘머스트 해브’와 ‘워너비’ 風文 2024.03.27 1672
3250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1231
3249 ‘몇 일’이 아니고 ‘며칠’인 이유 바람의종 2009.12.01 10781
3248 ‘모라’와 마을 바람의종 2008.02.10 7944
3247 ‘물멀기’와 ‘싸다’ 바람의종 2010.05.17 12912
3246 ‘바드민톤’과 ‘아수한 이별’ 바람의종 2010.04.23 11824
3245 ‘부끄부끄’ ‘쓰담쓰담’ 風文 2023.06.02 1378
3244 ‘부럽다’의 방언형 바람의종 2007.10.11 9175
3243 ‘붇다’와 ‘붓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1.14 11829
3242 ‘빼또칼’과 ‘총대가정’ 바람의종 2010.06.08 12541
3241 ‘사흘’ 사태, 그래서 어쩌라고 風文 2022.08.21 1489
3240 ‘선진화’의 길 風文 2021.10.15 1169
3239 ‘수놈’과 ‘숫놈’ 風文 2024.05.08 5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