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2.14 18:48

한 가닥 하다

조회 수 10523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 가닥 하다

연말 모임이 시작됐다. 친구끼리 오랜만에 모이면 으레 옛이야기가 등장하게 마련이다.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나도 옛날에는 한 가닥 했어'라며 지난 일을 장황하게 늘어 놓기 일쑤다. 흔히 과거에는 나도 남부럽지 않게 어떤 일을 했다고 내세울 때 이처럼 '나도 한 가닥 했어'라고 말하지만 '나도 한가락 했어'가 맞는 표현이다.

'한 가닥'은 두 단어가 결합한 관용적 표현으로 '한 가닥 희망이 보인다' '한 가닥 기대를 걸어 보는 수밖에 없다'처럼 '아주 약간'이란 뜻으로 쓰인다. 따라서 '나도 한 가닥 했어'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과거에 남 못지않게 활약했다는 뜻으로는 '한 가닥'이 아니라 '한가락'이란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한가락'은 '소리 한가락 뽑아 보세'처럼 노래나 소리의 한 곡조라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왕년에 누구는 한가락 안 해 본 줄 아나'와 같이 어떤 방면에서 썩 훌륭한 재주나 솜씨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

친구끼리 모여앉아 '나도 한가락 했어'라며 서로 지기 싫어하는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옛이야기는 언제나 포근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16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63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585
3260 이단, 공교롭다 風文 2022.08.07 1262
3259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262
3258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266
3257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267
3256 뒤치다꺼리 風文 2023.12.29 1267
3255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268
3254 남친과 남사친 風文 2023.02.13 1271
3253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1272
3252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風文 2022.07.22 1274
3251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風文 2024.01.04 1274
3250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275
3249 생각보다, 효녀 노릇 風文 2022.09.02 1275
3248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276
3247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276
3246 세계어 배우기 風文 2022.05.11 1277
3245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281
3244 매뉴얼 / 동통 風文 2020.05.30 1283
3243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285
3242 태극 전사들 風文 2022.01.29 1285
3241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285
3240 교정, 교열 / 전공의 風文 2020.05.27 1287
3239 우리와 외국인, 글자 즐기기 風文 2022.06.17 12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