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05 20:04

하락세로 치닫다

조회 수 13216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하락세로 치닫다

중국 정부가 과열로 치닫는 경기의 고삐를 죄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까워짐에 따라 우리 증시는 한때 하락세로 치닫기도 했다. 유가 또한 상승세로 치닫고 있어 우리 경제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처럼 어떤 현상이 강하게 일어날 때 뜻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치닫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러나 '치닫다'가 아무 데나 어울리는 건 아니다. 접두사 '치-'는 '치뜨다' '치솟다'에서처럼 위로 향한다는 뜻이 있으며, '닫다'는 빨리 뛰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이 둘이 결합한 '치닫다'는 위쪽으로 달려 올라간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상승세로 치닫고 있다'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뜻이 통하지만 '하락세로 치닫고 있다'는 표현은 곤란하다. '아래로 달려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치닫다'와 반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달릴 때 쓰이는 단어는 '내리닫다'다. '하락세로 내리닫고 있다'가 어울리는 표현이다.

'치닫다' '내리닫다'와 달리 단순히 앞쪽으로 힘차게 달린다는 뜻으론 '내닫다'가 있다. '내가 찍은 말이 힘차게 내닫고 있다' 등과 같이 쓰인다.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도 어울리지 않는 표현으로, '바닥으로 떨어지고[내리닫고] 있다' 등으로 해야 적절한 말이다. '닫다'에 방향이 추가된 이들 단어를 위아래 순서대로 나열하면 '치닫다-내닫다-내리닫다'가 되는 셈이다. 하락세의 경우 '치닫다'보다 '내닫다'가 낫고, '내리닫다'가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3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82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750
3260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268
3259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268
3258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269
3257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270
3256 뒤치다꺼리 風文 2023.12.29 1271
3255 우방과 동맹, 손주 風文 2022.07.05 1272
3254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1272
3253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風文 2022.07.22 1274
3252 생각보다, 효녀 노릇 風文 2022.09.02 1275
3251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風文 2024.01.04 1275
3250 남친과 남사친 風文 2023.02.13 1276
3249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276
3248 세계어 배우기 風文 2022.05.11 1277
3247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279
3246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280
3245 매뉴얼 / 동통 風文 2020.05.30 1283
3244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285
3243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285
3242 교정, 교열 / 전공의 風文 2020.05.27 1287
3241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288
3240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288
3239 말로 하는 정치 風文 2022.01.21 12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