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53

햇빛, 햇볕

조회 수 8558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햇빛, 햇볕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영롱한 서정을 노래한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의 일부다. 시인이 해를 '햇발'로 표현한 것처럼 우리말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또 다른 말로 '햇볕'과 '햇빛'이 있다. 표현의 대상이 같지만 쓰기에 따라 감칠맛이 다르다.

'햇빛'은 해에서 나오는 빛(光)이다. 시신경을 자극해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전자기파로 '밝음'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다' '전등빛이 햇빛처럼 밝다' '풀잎마다 맺힌 이슬방울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인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은 녹음을 짙게 한다'처럼 해의 빛과 관계되는 여러 현상을 나타낼 때 쓰인다.

이와 달리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이다. '열(熱)'과 관계되기 때문에 살갗을 통해 자극의 정도를 느낄 수 있으며, 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쓰이는 예도 '햇볕에 피부가 많이 그을렸다' '양지 바른 곳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추위를 녹였다' '가을 햇볕에 고추가 잘 말랐다' '산악지대에서는 여름철에도 대낮에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이 엷어지면 냉기가 돈다' 등에서 볼 수 있다.

장마가 시작됐다. 눅눅한 이불에 불쾌해진 주부들, 공을 차는 아이들 모두 평소엔 몰랐지만 한줄기 햇빛과 쨍쨍한 햇볕이 금세 그리워진다.

김준광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09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56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508
114 해프닝 바람의종 2010.03.22 10729
113 핸드폰 바람의종 2008.12.12 7831
112 핸드폰, 휴대전화 바람의종 2008.11.19 6790
111 핼쑥하다, 해쓱하다, 헬쓱하다, 헬쑥하다, 핼슥하다, 헬슥하다 바람의종 2010.11.26 47989
110 햇볕, 햇빛, 햇살, 햇발 바람의종 2009.07.18 9621
» 햇빛, 햇볕 바람의종 2008.07.24 8558
108 햇빛은 눈부시고,햇볕은 뜨겁다 바람의종 2010.03.10 10308
107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4194
106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213
105 행길 바람의종 2007.04.25 11324
104 행랑, 행낭 바람의종 2010.05.06 17541
103 행여 바람의종 2008.03.28 7062
102 허롱이 바람의종 2009.05.09 9289
101 허리를 곧게 피다 바람의종 2012.05.03 11696
100 허망헙디다 바람의종 2009.03.14 6675
99 허발 바람의종 2010.04.25 11088
98 허버지게 바람의종 2009.08.03 8575
97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바람의종 2008.09.20 9233
96 허풍선이 바람의종 2007.04.25 7913
95 험담 바람의종 2009.04.30 6722
94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471
93 헛이름 바람의종 2008.01.08 1075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