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0 17:41

한뫼-노고산

조회 수 1061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뫼-노고산

우리나라 땅이름에 ‘할미’가 들어간 것이 비교적 많이 발견된다. 할미는 한자로 표기하면 ‘노고’(老姑)가 된다. 이러한 땅이름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어 있다. 예를 들어 지리산 노고단은 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의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노고산’은 충남 공주, 경북 성주를 비롯하여 거의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다. 더욱이 ‘노고’의 토박이말인 ‘할미봉’이나 ‘할미산’을 합친다면, 할머니와 관련된 땅이름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할미’가 들어간 땅이름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어머니나 할머니는 모계사회에서 여성을 중시하여 붙은 이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할미’는 반드시 산에 붙은 땅이름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할미’의 ‘미’는 산의 토박이말인 ‘뫼’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곧 ‘할미’의 ‘할’은 ‘크다’의 뜻을 갖는 ‘한’이었으며, ‘미’는 ‘뫼’였다. ‘큰산’을 뜻하는 ‘한뫼’는 ‘할뫼’, 또는 ‘할미’로 불리었으며, 이 ‘할미’라는 낱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할미봉이나 할미산이 생겨나면, 이와 대응되는 할아비봉이 생겨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양양 서면의 할아비봉은 할미봉 맞은편에 있다. 할미와 할아비의 정겨운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81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52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217
3282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風文 2022.05.31 1512
3281 용찬 샘, 용찬 씨 風文 2023.04.26 1512
3280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513
3279 깨알 글씨,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6.22 1515
3278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515
3277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1515
3276 올가을 첫눈 / 김치 風文 2020.05.20 1518
3275 외래어의 된소리 風文 2022.01.28 1521
3274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1523
3273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1524
3272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1527
3271 까치발 風文 2023.11.20 1529
3270 말의 바깥, 말의 아나키즘 風文 2022.08.28 1530
3269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530
3268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1531
3267 언어적 적폐 風文 2022.02.08 1532
3266 유신의 추억 風文 2021.11.15 1534
3265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540
3264 김 여사 風文 2023.05.31 1540
3263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543
3262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545
3261 내일러 風文 2024.01.03 154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