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30 01:00

꽈리

조회 수 10865 추천 수 106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꽈리

울타리 근처에 빨갛게 익은 꽈리주머니를 열면 주홍빛 열매가 들었다. 바늘로 씨앗을 빼내고 열매 껍질을 물에 씻어서 입에 물고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살짝 깨물면 소리가 났다. 재미있는 가을놀이여서 아이들은 ‘때왈’ 부는 소리를 크게 내는 데 열중하곤 했다. 이 놀이가 너무나 유행하여 한참 동안 고무로 만든 ‘꽈리’를 팔기도 했다.

문헌에는 15세기에 ‘ 리’가 나타나고, 17세기에는 ‘ 아리’가, 20세기 들어 다시 ‘꽈리’가 나타난다. 역사적으로 변화 과정이 분명한 말이다. ‘꽈리’는 주로 중부지방인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등에서 많이 쓴다. ‘까리, 꽤리’ 등을 함께 쓴다. ‘꼬아리’는 ‘꽁아리’와 함께 북녘에서 많이 쓰는 형태다.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는 ‘땅깔, 땡깔, 땡꽐’을 주로 쓰고, ‘뚜깔’도 쓴다. 경북 쪽에서는 ‘뚜가리, 뚜과리, 뚝과리’라 한다. 전라 방언에서는 ‘때깔, 때꽐, 때왈’을 주로 쓰고, ‘꽈리’가 줄어든 ‘꽐’과 ‘하늘때왈, 하늘떼꽐’ 등도 쓴다. 제주 지역에서는 ‘부께, 푸께, 푸게기, 푸께기, 불처귀, 풀처귀, 푼철귀, 하늘푸께’라 일컫는다.

‘꽈리’는 꽈리주머니가 등불이 담긴 초롱 같다고 하여 한자어로 ‘등롱초’(燈籠草)라 하고, 빨간옷을 입은 낭자와 같다고 하여 ‘홍낭자’라고도 한다. 한의에서는 ‘산장’(酸漿)이라고 한다. 가을이 깊어가는 이 계절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우리 식물이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06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69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479
3370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風文 2022.09.21 1361
3369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361
3368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風文 2022.06.28 1362
3367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1371
3366 언어의 혁신 風文 2021.10.14 1372
3365 권력의 용어 風文 2022.02.10 1372
3364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1373
3363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風文 2022.06.21 1375
3362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風文 2022.06.23 1379
3361 매뉴얼 / 동통 風文 2020.05.30 1380
336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내일을 향해 모험하라 風文 2022.05.12 1382
3359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風文 2022.08.22 1383
3358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383
3357 몰래 요동치는 말 風文 2023.11.22 1386
3356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393
3355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1393
3354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396
3353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1397
3352 쓰봉 風文 2023.11.16 1399
3351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400
3350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風文 2022.06.07 1405
3349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4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