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주책이다/ 주책없다
상황에 맞지 않게 실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은 “주책이다” 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주책없다”라고 말한다. 같은 의미로 전혀 상반된 말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어떻게 얘기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에 맞춰 적절히 해석하겠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본다면 혼란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일정한 줏대가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여 몹시 실없다’는 뜻의 형용사는 ‘주책없다’이다. ‘주책이다’는 ‘주책없다’의 잘못이다. ‘주책없다’가 바른 표현이다.
그런데 어디서 이런 혼란이 온 것일까? 명사 ‘주책’은 ‘①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 ②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 대로 하는 짓’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①은 긍정적 의미, ②는 부정적 의미이다.
‘주책을 떨다’ ‘주책을 부리다’ ‘주책이 심하다’ 와 같이 쓸 때의 ‘주책’은 ②의 뜻, ‘주책없다’에서의 ‘주책’은 ①의 뜻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②의 뜻을 생각한다면 ‘주책이다’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겠다. 표준어 규정에서는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쓰이면 그 단어만을 표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주책이다’를 버리고 ‘주책없다’를 취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안절부절하다’와 ‘안절부절못하다’가 있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을 ‘안절부절’이라고 하는데 동사형은 ‘안절부절하다’를 버리고 ‘안절부절못하다’만을 표준어로 삼았다.
‘칠칠하다’와 ‘칠칠치 못하다’는 모두 맞는 말이지만 뜻을 반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깨끗하고 단정하며 일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진 경우 ‘칠칠하다’ 반대의 경우 ‘칠칠치 못하다’라고 쓰는 것이 맞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502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1163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6348 |
26 | 후덥지근 / 후텁지근 | 바람의종 | 2012.05.30 | 11709 |
25 | 후텁지근한 | 風文 | 2023.11.15 | 1902 |
24 | 훈민정음 반포 565돌 | 바람의종 | 2011.11.20 | 14828 |
23 | 훈방, 석방 | 바람의종 | 2010.07.23 | 15071 |
22 | 훈훈하다 | 바람의종 | 2007.11.09 | 13854 |
21 | 휘거 | 風文 | 2014.12.05 | 25431 |
20 | 휘발성 | 바람의종 | 2010.08.07 | 15104 |
19 | 휘파람새 | 바람의종 | 2009.09.03 | 12289 |
18 | 휘하 | 바람의종 | 2007.10.09 | 13660 |
17 | 휘호 | 바람의종 | 2008.11.13 | 11173 |
16 |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 바람의종 | 2009.06.30 | 15880 |
15 | 휴거 | 바람의종 | 2007.10.10 | 15503 |
14 | 흉내 / 시늉 | 바람의종 | 2009.09.07 | 12044 |
13 | 흉칙하다 | 바람의종 | 2009.02.02 | 16545 |
12 | 흐리멍텅하다 | 바람의종 | 2009.11.09 | 13718 |
11 | 흘리대·흘리덕이 | 바람의종 | 2008.07.21 | 9733 |
10 | 흙성과 가린여흘 | 바람의종 | 2008.05.31 | 11476 |
9 |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 바람의종 | 2008.03.08 | 16533 |
8 | 흡인력, 흡입력 | 바람의종 | 2009.11.12 | 15991 |
7 | 흥정 | 바람의종 | 2009.06.09 | 10279 |
6 | 희망 | 바람의종 | 2007.10.11 | 11389 |
5 | 희쭈그리 | 바람의종 | 2008.02.29 | 14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