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3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계절이 바뀌는 건 우리 몸이 먼저 느낀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얼굴이 땅기는 것도 그 신호 중의 하나이다.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고…. 내가 느끼는 가을이다.

‘당기다’와 ‘땅기다’‘댕기다’는 헷갈리기 쉽다. 흔히 “얼굴이 당겨요” “피부가 당겨요”와 같이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럴 때는 ‘땅기다’가 맞다. ‘땅기다’는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는 뜻으로 “바람이 부니 얼굴이 땅겨요” “수술한 부위가 몹시 땅겨요” “상처가 땅겨서 아파요”와 같이 쓴다.

그 외의 것들은 대부분 ‘당기다’라고 생각하면 쉽다. ‘당기다’는 ‘마음이 끌리다, 입맛이 돋우어지다, 힘을 주어 가까이 오게 하다, 시간을 앞으로 옮기다’ 등 다양한 뜻이 있다. “호기심이 당겨요” “입맛이 당기니 살을 뺄 수가 없네요” “방아쇠를 당겼다” “결혼 날짜를 당겼다”와 같이 쓴다. 흔히 ‘당기다’를 강조한 표현이 ‘땅기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잘못이다. ‘댕기다’는 불과 관련하여 쓰인다. ‘불이 옮아 붙다. 불을 옮아 붙게 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담배에 불을 붙일 때에는 ‘담배에 불을 댕기다’라고 하는 것이 맞다.

이와 같이 평음과 경음 사이에서 헷갈리기 쉬운 말 중에 ‘달리다’와 ‘딸리다’가 있다. ‘달리다’는 재물이나 기술, 힘 따위가 모자랄 때 쓰는 말인데 이를 ‘딸리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 ‘기운이 딸리다’가 아니라 ‘기운이 달리다’, ‘일손이 딸리다’가 아니라 ‘일손이 달리다’가 맞다. ‘딸리다’는 ‘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화장실이 딸려 있는 방’ ‘식구가 다섯이나 딸려 있다’와 같이 쓴다. “딸린 식구가 많으니 힘이 달리네요”라고 기억하면 쉽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2915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9488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4473
    read more
  4. 동무 생각, 마실 외교

    Date2022.06.14 By風文 Views1228
    Read More
  5. 영어의 힘

    Date2022.05.12 By風文 Views1231
    Read More
  6. 역사와 욕망

    Date2022.02.11 By風文 Views1232
    Read More
  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벤처대부는 나의 소망

    Date2022.05.26 By風文 Views1232
    Read More
  8. 말의 세대 차

    Date2023.02.01 By風文 Views1232
    Read More
  9. 상석

    Date2023.12.05 By風文 Views1235
    Read More
  10.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Date2022.08.23 By風文 Views1239
    Read More
  11.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Date2022.02.24 By風文 Views1242
    Read More
  12.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Date2022.07.25 By風文 Views1242
    Read More
  13. 마그나 카르타

    Date2022.05.10 By風文 Views1245
    Read More
  14. 장녀, 외딸, 고명딸

    Date2023.12.21 By風文 Views1245
    Read More
  15.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Date2022.04.27 By風文 Views1248
    Read More
  16. 인종 구분

    Date2022.05.09 By風文 Views1248
    Read More
  17. 더(the) 한국말

    Date2021.12.01 By風文 Views1249
    Read More
  18.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Date2022.07.06 By風文 Views1249
    Read More
  19. 가짜와 인공

    Date2023.12.18 By風文 Views1249
    Read More
  20. 그림과 말, 어이, 택배!

    Date2022.09.16 By風文 Views1251
    Read More
  21.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Date2023.06.30 By風文 Views1252
    Read More
  22.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Date2022.06.19 By風文 Views1254
    Read More
  23.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Date2022.08.29 By風文 Views1256
    Read More
  24. 아주버님, 처남댁

    Date2024.01.02 By風文 Views1256
    Read More
  25.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Date2022.09.07 By風文 Views125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