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4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성적 수치심’이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적 수치심? 학업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얘기인가?’ 자세히 들어 보니 성추행 관련기사였는데 기자가 ‘성:쩍 수치심’을 ‘성적 수치심’으로 발음한 것이었다. 뜻을 생각하지 않고 글자에만 신경을 쓸 때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학습이나 일의 실적을 나타내는 성적(成績)은 예사소리로 발음하지만 남녀의 특성을 나타내는 ‘성(性)’에 접미사 ‘적(的)’이 붙은 성적(性的)은 ‘성:쩍’ 즉 된소리로 발음한다. 마찬가지로 지적(指摘)은 ‘지적’으로 발음하지만 지적(知的)은 ‘지쩍’으로 발음한다. 내적(內的) 외적(外的) 공적(公的) 사적(私的)도 ‘내:쩍’ ‘외:쩍’ ‘공쩍’ ‘사쩍’이 된다.

하지만 ‘접미사 ‘-적’이 모두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 ‘성공적’ ‘근본적’처럼 예사소리로 발음하는 경우도 많다. 대체로 한음절 단어에 붙을 때 된소리가 나지만 명확한 것은 아니며 관습적인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방송 출연자가 ‘잠자리(잠을 자는 곳)’를 ‘잠짜리’가 아닌 ‘잠자리’(곤충)로 발음해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 합성어의 경우 표기상에는 사이시옷이 없어도 관형의 뜻이 성립할 때 뒤 단어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한다. 문고리(문꼬리), 등불(등뿔), 눈동자(눈똥자), 손재주(손째주), 발바닥(발빠닥) 등이 이런 경우이다.

불필요한 된소리도 피해야겠지만 제때 된소리를 발음해야 의미 전달이 잘 될 뿐 아니라 발음하기도 쉽다. 경음화의 모든 원칙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모두가 규칙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례별로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01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58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546
3150 정치인의 애칭 風文 2022.02.08 1363
314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風文 2022.02.06 1222
3148 프레임 설정 風文 2022.02.06 2056
3147 언어적 자해 風文 2022.02.06 1528
3146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風文 2022.02.01 1474
3145 순직 風文 2022.02.01 1313
3144 삼디가 어때서 風文 2022.02.01 1400
3143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359
3142 어떤 문답 관리자 2022.01.31 1370
3141 사저와 자택 風文 2022.01.30 1266
3140 아줌마들 風文 2022.01.30 1273
3139 태극 전사들 風文 2022.01.29 1365
3138 정치의 유목화 風文 2022.01.29 1517
3137 외래어의 된소리 風文 2022.01.28 1302
3136 통속어 활용법 風文 2022.01.28 1402
3135 말과 공감 능력 風文 2022.01.26 1155
3134 정당의 이름 風文 2022.01.26 1303
3133 법과 도덕 風文 2022.01.25 1293
3132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222
3131 말로 하는 정치 風文 2022.01.21 1361
3130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293
3129 쇠를 녹이다 風文 2022.01.15 17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