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4.24 06:45

너무

조회 수 14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무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너무’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하게 되었다. “너무 맛있어요” “너무 예뻐요” “너무 더워요” “너무 무서워요” 심지어는 “너무 고마워요”까지. 좋을 때도, 싫을 때도, ‘너무’라는 말을 빼면 내 기분이나 상태를 딱 맞춰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너무’는 원래 ‘정도에 지나치게’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표현에 쓰인다. 긍정적인 표현이라면 아주/ 정말/ 대단히/ 상당히 등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래 뜻대로라면 “너무 더워요” “너무 무서워요”는 자연스럽지만 “너무 맛있어요” “너무 예뻐요” “너무 고마워요”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너무’라는 말을 막기엔 ‘너무’ 늦은 감이 든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너무’를 부정의 뜻을 넘어 긍정적인 뜻으로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약간의 과장을 포함한 강조의 뜻으로, 긍정적인 의미로 널리 쓰고 있는 것이다. ‘너무’를 대체할 적당한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제는 ‘너무’의 용법을 ‘너무’ 좁게 한정하기 보다는 확장시켜 인정할 때가 되었다. 국어학자들도 이를 인정하는 추세이다.

부정적인 뜻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말로 ‘장본인’을 들 수 있다. 장본인은 ‘나쁜 일을 빚어낸 사람’이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끔찍한 사건의 장본인’ ‘미담의 주인공’ 등으로 구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혹여 실패하더라도 낙심하지 말아라”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끝내 이루지 못했구나” “절대로 승리하지 못한다”와 같이 ‘혹여’ ‘결코’ ‘ 끝내’ ‘절대로’ 등도 부정문에 어울리는 말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65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11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034
3348 드라비다말 바람의종 2008.01.02 6920
3347 복잡다난·미묘 바람의종 2008.01.03 11080
3346 움과 싹 바람의종 2008.01.03 8587
3345 벌레 바람의종 2008.01.03 7442
3344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433
3343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7020
3342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833
3341 할말과 못할말 바람의종 2008.01.05 7541
3340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174
3339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797
3338 노무족 바람의종 2008.01.06 6291
3337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8151
3336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8818
3335 겨울 바람의종 2008.01.07 8251
3334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460
3333 말소리의 높낮이 바람의종 2008.01.08 7198
3332 헛이름 바람의종 2008.01.08 10731
3331 먹거리와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01.08 8376
3330 쇠죽 바람의종 2008.01.10 8758
3329 말소리의 억양 바람의종 2008.01.10 6839
3328 말다듬기 바람의종 2008.01.10 6456
3327 떨려나다 바람의종 2008.01.11 89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