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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표준어 제정, 국가 독점?…오늘도 ‘손사래’

오늘도 뭉그적거리다 마을버스를 놓쳤다. 처마 밑 길냥이를 찾지 말았어야 했다. 언덕 위로 내달리는 버스를 쫓아가며 “여기요!” “버스!”를 외쳤지만, 무정한 버스는 못 들은 척했다.

2년 전 ‘국가 사전 폐기론’이란 자못 다부진 제목의 칼럼을 썼다. 올봄엔 <표준국어대사전> 전면 개정 소식을 듣고 ‘국가 사전을 다시?’라는 제목으로 무려 세 편의 칼럼을 썼더랬다. 줄곧 국가는 사전 편찬에서 손을 떼라는 얘기였다.

토론회를 제안했다. 국립국어원, 사전 편찬가, 글로 밥벌이하는 사람들, 시민들이 모여 말을 나누고 싶었다. 드디어 12월15일(목) 오후 2시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국가 사전과 언어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학술발표회가 열린다. 앞의 세 부류의 분들은 모셨다. 시민들만 오시면 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자리가 없어지기 전에 서둘러 오시길(공교롭게도 다음날(12월16일) 한국사전학회에서 ‘규범 사전의 성격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린다).

국가가 성문화된 철자법(맞춤법)을 제정하고, 표준어를 선정하고(=비표준어를 지정하고), 사전 편찬마저 독점적으로 차지한 상황은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이고 괴이하다. 국가가 말의 규범(어문규범)을 독점하고 어떤 말이 맞고 틀렸는지 채점해주는 체계 속에서 언어민주주의는 요원하다. 이 체계를 바꿔야 한다. <표준사전>을 아무리 ‘현대적으로, 쌈박하게’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전 개정 작업은 이미 진행 중. 버스 떠난 뒤 손 흔들기다. 하지만 계속 흔들다 보면 혹시 모르지, 정류장을 좀 벗어나 멈춰 서는 버스기사를 만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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