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4.28 14:33

남과 북의 협력

조회 수 11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남과 북의 협력

북의 미사일이 날아가고 언제 또 핵실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남과 북이 서로 협력할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철이 없거나 아니면 허무맹랑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엄중하다 해도 역사적으로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또한 계속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나 경제, 또는 군사나 스포츠 등은 손익과 우열, 그리고 승패의 문제가 얽혀 있다. 그러나 그런 것 말고도 남과 북이 해결해 나가야 할 일도 퍽 많다. 서로의 언어와 표현 차이의 극복, 믿음직하고도 유용한 사전 편찬, 맞춤법의 공통성 확대 등은 싸우면서도 늘 해야 할 숙제들이다. 더 나아가 해외 동포들과의 소통 문제, 올바르고 적절한 번역 등을 위한 사업은 한시도 외면할 수 없는 일들이다.

굳이 언어 문제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역사 분야로 넘어들어가 서로 유적 발굴을 함께 한다든지, 박물관 수장품들을 공동 전시한다든지 공동 목록집을 만든다든지 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요란한 언론 플레이를 할 필요도 없다. 우리들끼리 이러한 ‘안전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국제적으로도 훨씬 유리하다.

이미 남과 북은 함께 ‘겨레말사전’이라는 것을 편찬하는 중이었다. 그간의 정치적 장애로 지체되었던 사업을 이럴 때일수록 정치적 긴장과 관계없이 대범하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 것은 민족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각종 ‘국제적 제재’와 굳이 연동시킬 필요도 없다. 정치적 군사적 갈등의 전제는 언젠가는 통합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갈등이 심할수록 이런 사업에는 더욱더 힘을 쏟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기나긴 분단의 세월을 극복하고 서로를 이어줄, 가늘면서도 질긴 명주실을 언어와 역사의 문제에서 찾아보는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일 것이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49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83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3004
3168 각둑이, 깍둑이, 깍두기, 깍뚜기 바람의종 2009.11.09 14274
3167 하꼬방 바람의종 2011.11.30 14272
3166 빈축, 효빈, 눈살, 눈쌀 바람의종 2009.12.04 14268
3165 괄괄하다 風磬 2006.09.29 14267
3164 되바라지다 風磬 2006.11.16 14257
3163 오지랖이 넓다 바람의종 2008.01.27 14230
3162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람의종 2012.06.19 14225
3161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바람의종 2009.05.29 14168
3160 체신머리, 채신머리 바람의종 2009.07.18 14156
3159 죽음을 이르는 말들 file 바람의종 2010.01.08 14151
3158 버스 값, 버스비, 버스 요금 바람의종 2010.03.24 14126
3157 입천장이 '데이다' 바람의종 2012.05.04 14121
3156 부인, 집사람, 아내, 안사람 바람의종 2010.02.15 14096
3155 ‘앗다’와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0.04.18 14079
3154 절이다, 저리다 바람의종 2010.04.30 14078
3153 동티가 나다 바람의종 2007.12.31 14060
3152 바투 바람의종 2010.11.10 14059
3151 고주망태 風磬 2006.09.21 14036
3150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4036
3149 오사바사하다 風磬 2007.01.19 14027
3148 눌은밥, 누른밥, 누룽지 / 눌어붙다, 눌러붙다 바람의종 2009.05.28 14027
3147 늘상, 노상, 천상, 천생 바람의종 2009.11.03 1400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