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13 21:03

피동문의 범람

조회 수 9708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피동문의 범람

우리말은 능동문으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요즘 이런저런 글들을 읽어보면 피동문이 범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에는 피동문이 많다. 영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피동문을 그대로 옮기는 바람에 우리말에까지 피동문이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

“국가인권위는 진보의 영역인데, 왜 진보가 아닌 인사가 임명되었느냐는 문제제기인 것이다.” 중앙 일간지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왜 진보가 아닌 인사가 임명되었느냐”는 피동문으로서, 물음인 동시에 문제제기이다. 누구에게 묻고 누구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인가? 문제제기 대상은 당연히 ‘임명권자’이겠지만, 피동문을 씀으로써 마치 “왜 당신 같은 사람이 임명되었느냐”고 ‘임명된 인사’에게 따지는 것처럼 되었다. 경험적 인식으로 그냥 능동으로 받아들이겠지만, 문장 형식으로 보면 그렇게 된다. 그러나 능동문으로 바꾸어 “왜 진보가 아닌 인사를 임명하였느냐”고 하면, 이 또한 물음인 동시에 문제제기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누구에게 묻고 누구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인가 하는 데서는 달라진다. 대상은 ‘임명권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왜 저런 사람을 임명하였느냐”고 따지는 것이다.

물음과 문제제기의 대상을 누구로 하든 내용은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 그러나 임명이 잘못되었다면 ‘자리에 앉은 사람’을 닦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리에 앉힌 사람’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명확하게 쓰는 것이 반듯하다.

우재욱/시인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9793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6293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1284
    read more
  4. 하느님, 하나님

    Date2010.03.22 By바람의종 Views9672
    Read More
  5. 하노라고, 하느라고

    Date2010.04.13 By바람의종 Views10845
    Read More
  6. 하냥

    Date2010.03.23 By바람의종 Views12395
    Read More
  7. 하꼬방

    Date2011.11.30 By바람의종 Views14362
    Read More
  8. 필자

    Date2009.09.24 By바람의종 Views8341
    Read More
  9. 필요한 사람?/최인호

    Date2007.04.28 By바람의종 Views8263
    Read More
  10. 핀과 핀트

    Date2008.09.25 By바람의종 Views8861
    Read More
  11. 피죽새

    Date2009.06.12 By바람의종 Views9530
    Read More
  12. 피자집, 맥줏집

    Date2009.05.20 By바람의종 Views9750
    Read More
  13. 피로연

    Date2010.07.09 By바람의종 Views13037
    Read More
  14. 피로 회복

    Date2007.12.23 By바람의종 Views10158
    Read More
  15. 피로 회복

    Date2008.08.27 By바람의종 Views5609
    Read More
  16. 피랍되다

    Date2010.03.07 By바람의종 Views9386
    Read More
  17. 피랍되다

    Date2012.12.21 By바람의종 Views24069
    Read More
  18. 피동형을 즐기라

    Date2023.11.11 By風文 Views1183
    Read More
  19. 피동문의 범람

    Date2010.07.13 By바람의종 Views9708
    Read More
  20. 피난과 피란

    Date2008.04.24 By바람의종 Views9824
    Read More
  21. 피난, 피란

    Date2009.04.13 By바람의종 Views10208
    Read More
  22. 플래카드

    Date2009.07.27 By바람의종 Views7890
    Read More
  23. 프로듀사

    Date2023.05.30 By風文 Views1670
    Read More
  24. 프로

    Date2008.11.22 By바람의종 Views5849
    Read More
  25. 프레임 설정

    Date2022.02.06 By風文 Views196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