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09 02:25

홀씨

조회 수 15297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홀씨

1970년대에 발표한 오영수의 <실겆이꽃>이라는 중편소설에는 제목과 같은 실겆이꽃이라는 식물 이름이 나온다. 실겆이꽃은 소설의 배경인 제주도 말이거나, 아니면 작가가 지어낸 가공의 식물로 여겨진다. 씨에 갈퀴 같은 것이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이나 짐승에 묻어 다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식물도 대를 잇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씨를 퍼뜨린다. 씨에 깃털 같은 것이 붙어 있어 바람에 날려가기도 하고, 새나 짐승의 먹이가 되어 흩어지기도 한다. 또 소설 속의 실겆이꽃처럼 사람이나 짐승에게 달라붙어 멀리까지 퍼뜨리는 것도 있다.

“홀씨는 스스로 방향을 찾지 못한다. 바람이 부는 대로 간다.” 신문에 게재된 에세이의 한 구절이다. 글 바탕에는 바람에 날려가는 민들레 씨앗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작가는 민들레처럼 깃털 같은 것이 있어서 바람에 잘 날려가는 씨앗을 ‘홀씨’라고 알고 있는 듯하다.

홀씨는 식물이 무성생식을 할 때 만들어내는 생식세포를 이른다. 보통 단세포로 움이 트기 때문에 홀씨라고 한다. ‘홀’은 단(單)의 우리말이다. 이렇게 꽃이 피지 않고 홀씨에 의해 번식하는 식물을 포자식물이라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포자식물로는 고사리가 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생물 시간에 고사리의 세대 교번을 공부하면서 ‘장란기’ 또는 ‘장정기’라고 하여 홀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운 기억을 되살려 보면 될 것 같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82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33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258
3392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1055
3391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1056
3390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1057
3389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1061
3388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1069
3387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070
3386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071
338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1073
3384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1073
3383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079
3382 영어 절대평가 風文 2022.05.17 1085
3381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1088
3380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089
3379 댄싱 나인 시즌 스리 風文 2023.04.21 1089
337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風文 2022.02.10 1091
3377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風文 2022.05.25 1091
3376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1092
3375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093
3374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風文 2022.08.16 1094
3373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097
3372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風文 2022.10.07 1098
3371 권력의 용어 風文 2022.02.10 10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