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1 02:11

논개

조회 수 8343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논개

임진년 왜란을 일으킨 왜적은 진주성을 여러 번 쳤으나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3년 진주성을 무너뜨려 사람과 짐승 씨 하나 남기지 말라 명했다. 대군과 맞서 여러 차례 싸움에서 지켜낸 진주성도 기어이 무너지고 말았다. 촉석루에서 축하 잔치를 벌인 왜적들, 돋은 바위 위 한 여인의 아리따움에 홀린 왜장 게야무라.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마음’의 ‘논개’(論介)는 열손 가락지 낀 손을 깍지 껴 그를 안고 ‘강낭콩보다 더 푸른’ 남강으로 뛰어들었다.

논개라는 이름은 남자이름으로도 쓰였는데, 밑말 ‘논’에 ‘개’가 더해진 이름이다. 이름접미사 ‘-개’는 ‘-가’(加), ‘-가이’(加伊)와 뒤섞여 쓰였다. 명가(明加)/명개(明介), 풍가(豊加)/풍개(豊介)/풍가이(豊加伊). 동국신속삼강행실에는 한자로는 是加(시가)·楊加(양가)·億壽(억슈)·仇守(구슈)·梅花(매화)·葵花(규화), 한글로는 낱낱 ‘시개·양개·억슈ㅣ·구슈ㅣ·매홰·규홰’로 적고 있다. 홀소리로 끝나는 말끝에 /ㅣ/가 덧대지는 규칙이 있었던 모양인데, 이름접미사 ‘-가’가 ‘-가이/개’로 바뀌는 것 또한 이런 규칙의 영향인 듯하다.

고온개·난개·노난개·어둔개·언개·이른개·쟈근개 따위의 이름은 ‘고운 게, 난 게, 노는 게, 어둔 게, 언 게, 이른 게, 작은 게’처럼 들린다. ‘-개’가 단순히 이름접미사로 쓰인 이름에 가디개·검쇠개·긋개·귿탕개·기ㅁ.개·논개·눈개·똥개·막개·망죵개·미ㄴ.ㄹ개 ·범개·보롬개·복개·블개·삼개·솝동개·수개·슌개·씨개·어영개·언개·엄개·움개·허롱개가 있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1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7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681
3150 대화의 어려움, 칭찬하기 風文 2022.06.02 1387
3149 주권자의 외침 風文 2022.01.13 1389
3148 지식생산, 동의함 風文 2022.07.10 1390
3147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393
3146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393
3145 아카시아 1, 2 風文 2020.05.31 1396
3144 웃어른/ 윗집/ 위층 風文 2024.03.26 1396
3143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397
3142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風文 2022.02.01 1397
3141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風文 2024.02.17 1398
3140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401
3139 형용모순, 언어의 퇴보 風文 2022.07.14 1404
3138 올가을 첫눈 / 김치 風文 2020.05.20 1407
3137 콩글리시 風文 2022.05.18 1410
3136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風文 2022.08.02 1410
3135 벌금 50위안 風文 2020.04.28 1415
3134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416
3133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417
3132 한국어의 위상 風文 2022.05.11 1421
3131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424
3130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426
3129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142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