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06 11:03

안겨오다

조회 수 7350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안겨오다

‘안겨오다’는 ‘안기다’와 ‘오다’가 합친 말이어서 남녘에서는 두 낱말로 보아 ‘안겨 오다’로 띄어 쓴다. 북녘에서는 ‘안겨오다’를 하나의 낱말로 보아서 사전에 싣고 있는데, ‘안기다’와 ‘오다’에서 온 뜻에서 파생된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그때의 오수동의 모습이 이 총각에게서 그대로 안겨오는것이다.”(갑오농민전쟁 1)
“보고를 들으니 전면모가 뚜렷이 안겨오다.”(우리말글쓰기 연관어대사전)

‘오수동의 모습이 안겨온다’는 것은 오수동으로 착각할 만큼 총각의 모습이 오수동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안겨온다’는 표현은 ‘이 총각을 보고 오수동의 모습을 떠올렸다’거나 ‘이 총각이 오수동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오수동을 떠올린 느낌’이 강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안겨온다’는 것은 총각의 모습에서 오수동의 모습이 떠오른 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에게 안기어 오는 것처럼, 인상적이면서도 뚜렷하게 연상되었다고 생각된다.

‘전면모’(全面貌)는 ‘전체의 모습이나 상태’를 말한다. ‘전면모가 안겨온다’는 것은 ‘잘 이해된다’는 뜻이다. “울창한 숲이 그림처럼 안겨온다”와 같이 어떤 풍경이 안겨온다면, ‘한눈에 환히 보이는 것’이다. “진한 감동이 마음에 안겨온다”와 같이 심적인 느낌이 안겨온다면, ‘마음속 깊이 느껴지는 것’이다. “찬바람이 안겨온다”와 같이 ‘바람이나 비, 냄새’ 등이 안겨온다면 ‘흠뻑 느껴지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50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04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902
3172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風文 2023.06.27 1605
3171 공적인 말하기 風文 2021.12.01 1606
3170 삼디가 어때서 風文 2022.02.01 1606
3169 가족 호칭 혁신, 일본식 외래어 風文 2022.06.26 1606
3168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606
3167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風文 2023.04.18 1607
3166 ‘이’와 ‘히’ 風文 2023.05.26 1608
3165 지식생산, 동의함 風文 2022.07.10 1609
3164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1610
3163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1612
3162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613
3161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1616
3160 ‘~스런’ 風文 2023.12.29 1618
3159 ‘부끄부끄’ ‘쓰담쓰담’ 風文 2023.06.02 1619
3158 혁신의 의미, 말과 폭력 風文 2022.06.20 1620
3157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622
3156 대화의 어려움, 칭찬하기 風文 2022.06.02 1627
3155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627
3154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628
3153 정치의 유목화 風文 2022.01.29 1629
3152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風文 2022.11.18 1629
315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風文 2022.02.01 16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