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1 11:32

그닥

조회 수 6914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닥

남녘에서 최근 널리 쓰이는 말로 ‘그닥’이 있다. 그닥은〈조선말대사전〉에서 ‘그다지의 말체’로 풀이되어 있다.

“하는수 없이 박홍덕은 바위틈에서 내려서서 그닥 높지 않은 목소리로 누구냐고 소리를 질렀다.”(장편소설 1932년)

〈조선말대사전〉에는 ‘말체’로 풀이된 올림말이 상당수 있다. 말체는 곧 ‘입으로 말하는 투’다. 다시 말해 글말투로 글을 쓸 때에는 ‘그다지’로 적고, 입말투로 글을 쓴다면 ‘그닥’으로 적는다는 말이다. 남녘 사전에는 ‘그닥’이 없는데, 그 이유는 ‘말체’ 낱말을 올리지 않고 ‘준말’인 낱말을 올리기 때문이다. 만약 ‘그닥’을 ‘준말’로 풀이하여 사전에 싣는다면, ‘글말투 문장에서 일반적으로 그닥을 쓰게 되었다’고 본 것이다.

‘그닥’은 어느 낱말의 준말일까? ‘그닥’은 북부와 중부 지역어에서 두루 확인되는 ‘그닥지’의 준말이다. 이제는 ‘그닥지’를 쓰지 않는데도 ‘그닥’이 남녘의 글에서 쓰이게 된 것은 인터넷 글쓰기의 영향이다. 그래서 ‘그닥’을 인터넷 유행어 정도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닥지’와 ‘그다지’는 20세기 전후에 같이 쓰이다가 표준어 정책으로 ‘그다지’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글학회〈큰사전〉이래로 남북 사전에서는 ‘그닥지’를 비표준어로 보고 있다. 그런데 ‘그닥’을 설명하려면 ‘그닥지’가 다시 필요하게 되었다. ‘그다지’와의 세력 싸움에서 진 뒤로 지역어에만 남아 있던 ‘그닥지’가 ‘그닥’을 내세워 중앙 진출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33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8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826
3216 밀월 바람의종 2007.07.06 8881
3215 박사 바람의종 2007.07.07 7825
3214 방편 바람의종 2007.07.07 6691
3213 배수진 바람의종 2007.07.08 7133
3212 백병전 바람의종 2007.07.08 6085
3211 백서 바람의종 2007.07.09 5382
3210 백성 바람의종 2007.07.09 9075
3209 백수 바람의종 2007.07.10 6139
3208 백안시 바람의종 2007.07.10 7586
3207 백전백승 바람의종 2007.07.11 6180
3206 백정 바람의종 2007.07.11 6426
3205 보루 바람의종 2007.07.13 5612
3204 보모 바람의종 2007.07.13 7054
3203 보필 바람의종 2007.07.14 7189
3202 복마전 바람의종 2007.07.14 6286
3201 복불복 바람의종 2007.07.16 7982
3200 불야성 바람의종 2007.07.16 6279
3199 불우 바람의종 2007.07.17 5837
3198 불한당 바람의종 2007.07.17 7447
3197 사이비 바람의종 2007.07.18 7293
3196 사족 바람의종 2007.07.18 6314
3195 사주 바람의종 2007.07.19 905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