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08 05:42

먹거리와 먹을거리

조회 수 840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먹거리와 먹을거리

‘먹거리’는 세계식량기구에서 일하던 분이 1970년대에 영어 ‘food’처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싸잡는 우리말이 없어 애태우다 찾아낸 낱말이다. 곡절을 거쳐 꽤 널리 쓰였는데, 90년대 우리말을 남달리 사랑하며 깨끗한 우리말을 살리려 애쓰던 분이 마땅찮다고 하자 ‘먹을거리’가 나타나 요즘은 두 말이 겨루고 있는 듯하다.

‘먹거리’가 못마땅하다는 까닭은 이름없는 백성이 널리 쓰는 낱말이 아니라는 것인데, 한때 전문 학회에서도 우리 조어법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했다. 이름없는 백성이 널리 쓰느냐 아니냐와 우리 조어법에 맞느냐 아니냐는 둘이 아니라 하나다. 이름없는 백성이 두루 쓰면 조어법에 맞는 것이고 이름없는 백성이 두루 쓰지 않으면 조어법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먹거리’는 움직씨 ‘먹다’의 몸통 ‘먹’에 이름씨 ‘거리’가 붙은 말인데, 이런 조어법은 백성이 즐겨 써 왔다. ‘먹다’의 몸통 ‘먹’에 이름씨가 붙은 낱말로도 ‘먹보·먹새·먹성·먹쇠 …’ 들이 있다. ‘썩다’의 몸통 ‘썩’에 이름씨가 붙은 ‘썩돌·썩바가지·썩바람·썩살·썩새 …’가 있고, ‘꺾다’의 몸통 ‘꺾’에 이름씨가 붙은 ‘꺾낫·꺾쇠·꺾자·꺾창’도 있고, ‘막다’의 몸통 ‘막’에 이름씨가 붙은 ‘막내·막둥이·막말·막매듭·막물·막손·막차·막참·막창·막판’도 있다. 이 밖에도 널리 쓰이는 낱말로 ‘덮개·덮밥·솟대’, 마침내 ‘막가파’ 같은 낱말도 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36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87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845
3348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風文 2023.06.27 1414
3347 우리나라 風文 2023.06.21 1595
3346 수능 국어영역 風文 2023.06.19 1355
3345 ‘-데’와 ‘-대’, 정확한 표현 風文 2023.06.17 1650
3344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1360
3343 말 많은 거짓말쟁이 챗GPT, 침묵의 의미를 알까 風文 2023.06.14 1604
3342 망신 風文 2023.06.09 1669
3341 이 자리를 빌려 風文 2023.06.06 1529
3340 ‘부끄부끄’ ‘쓰담쓰담’ 風文 2023.06.02 1430
3339 김 여사 風文 2023.05.31 1292
3338 프로듀사 風文 2023.05.30 1718
3337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262
3336 아이 위시 아파트 風文 2023.05.28 1516
3335 도긴개긴 風文 2023.05.27 1355
3334 ‘이’와 ‘히’ 風文 2023.05.26 1375
3333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風文 2023.05.24 1347
3332 단골 風文 2023.05.22 1508
3331 대통령과 책방 風文 2023.05.12 1320
3330 돼지껍데기 風文 2023.04.28 1384
3329 용찬 샘, 용찬 씨 風文 2023.04.26 1276
3328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476
3327 너무 風文 2023.04.24 15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