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31 16:55

억수

조회 수 6672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억수


큰사전에서 ‘억수’를 찾아보면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로 풀이돼 있다. 이러한 뜻의 ‘억수’는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비가 억수로 내리부었다’처럼 쓰인다. 우리말에는 이와 다른 뜻을 가진 ‘억수’가 있다.

“억수의 산목숨이 골짜기마다 그득그득 모두 제 몫을 하고 ….”(박경리 <토지>)
“저 고래 덕분에 오늘 고기가 억수겠어요. 어탐기를 좀 봐요!”(천금성 <허무의 바다>)
“동생들을 거느리고 산나물을 억수로 많이 해 온 적도 있었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억수로 퍼마셨는데도 도무지 취하지가 않는다 그런 말입니다.”(이동하 <도시의 늪>)

여기서 ‘억수’는 ‘세차게 내리는 비’의 뜻이 아니라 ‘아주 많은 수나 양’, 또는 ‘아주 심한 정도’의 뜻으로 쓰였다.

이런 뜻의 ‘억수(로)’를 경상도 방언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억수의 산목숨’ 등에서 ‘억수’는 한자말 억수(億數)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한자 ‘억’(億)은 ‘억대, 억겁, 억만’ 등에서처럼 ‘오랜, 많은’의 뜻이 있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억수’와 표기는 같지만 그 뜻이 다르므로, 별도의 올림말로 올리거나 아니면 동음이의어로 다룰 수도 있을 터이다.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을 동음이의어라 하는데, 사전에서는 ‘철자’가 같고, 그 뜻과 어원이 다른 낱말들에 한해 ‘강¹’, ‘강²’처럼 어깨번호를 붙여 구별하고 있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8940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5420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0389
    read more
  4. 벌레

    Date2008.01.03 By바람의종 Views7429
    Read More
  5. 움과 싹

    Date2008.01.03 By바람의종 Views8568
    Read More
  6. 복잡다난·미묘

    Date2008.01.03 By바람의종 Views11032
    Read More
  7. 드라비다말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6889
    Read More
  8. 메뚜기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6489
    Read More
  9. 뫼와 갓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7207
    Read More
  10. 억수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672
    Read More
  11. 체로키 글자

    Date2007.12.31 By바람의종 Views6219
    Read More
  12. 교육과 새말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6811
    Read More
  13. 꽈리

    Date2007.12.30 By바람의종 Views10645
    Read More
  14. 다르다와 틀리다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7129
    Read More
  15. 개보름

    Date2007.12.29 By바람의종 Views7272
    Read More
  16. 가을하다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7108
    Read More
  17. 막바로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8138
    Read More
  18. 알바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7419
    Read More
  19. 벵갈말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6496
    Read More
  20. 값과 삯

    Date2007.12.26 By바람의종 Views5851
    Read More
  21. 웃음

    Date2007.12.26 By바람의종 Views7431
    Read More
  22. 언어 대국, 인도

    Date2007.12.24 By바람의종 Views7215
    Read More
  23. 된장녀

    Date2007.12.24 By바람의종 Views6750
    Read More
  24. 깍두기

    Date2007.12.23 By바람의종 Views6628
    Read More
  25. 누다와 싸다

    Date2007.12.23 By바람의종 Views775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