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08 08:30

김치 담그셨어요?

조회 수 221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치 담그셨어요?

가뭄에도 불구하고 올해 배추와 무의 작황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도 김장철을 앞둔 재배 농가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다. 배추 파동으로 김치가 금치가 되는 해가 있는가 하면 어느 해에는 수확도 하지 않은 밭을 갈아엎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소비자도 농민도 올해는 모두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연중행사이다. 그런데 ‘김치를 담그다’와 ‘김치를 담다’ 중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김치나 술, 젓갈, 장 등의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두는 것은 ‘담그다’이다. ‘담다’는 그릇 등에 뭔가를 넣는 것을 말하므로 ‘담그다’와 구별해서 써야 한다. ‘담그다’가 원형이기 때문에 ‘담아’ ‘담으니’ ‘담았다’가 아니라 ‘담가’ ‘담그니’ ‘담갔다’ 등으로 쓴다. 이렇게 기억하면 쉽다. “담근 김치를 독에 담았다”.

파나 무채, 젓갈 같은 것을 고춧가루와 잘 버무린 것을 절인 배추 사이사이에 넣어 주는 ‘김칫소’는 수육과 곁들이면 별미 중의 별미이다. 김장하는 날이 동네 잔칫날이 되는 이유이다. 흔히 ‘김칫속’이라 하는데 이는 ‘김칫소’의 잘못이다. 송편이나 만두. 김치 등의 속 재료는 ‘소’이다. ‘오이소박이’는 오이 사이사이에 소를 박아 넣은 김치다. ‘오이소배기’는 틀린 말이다. 마찬가지로 ‘차돌배기’가 아니라 ‘차돌박이’가 맞다.
|
종류가 200 가지가 넘는다는 김치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는 총각김치다. 잘 익은 총각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 무청의 생김새가 총각이 머리를 땋은 것과 비슷해서 ‘총각무’가 되었단다. ‘알타리무’ ‘알무’ ‘달랑무’라고도 하는데 ‘총각무’만 표준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92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64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344
3348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438
3347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443
3346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風文 2022.09.07 1444
3345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444
3344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1447
3343 북혐 프레임, 인사시키기 風文 2022.05.30 1448
3342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風文 2022.06.08 1448
3341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1449
3340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風文 2022.07.26 1449
3339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1450
3338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450
3337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風文 2020.05.26 1452
3336 소통과 삐딱함 風文 2021.10.30 1454
3335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1455
333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風文 2022.05.17 1456
3333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463
3332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風文 2022.05.25 1464
3331 비계획적 방출, 주접 댓글 風文 2022.09.08 1464
3330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1465
3329 깻잎 / 기림비 1 風文 2020.06.01 1466
332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風文 2022.02.06 1466
3327 남과 북의 언어, 뉘앙스 차이 風文 2022.06.10 14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