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12.22 06:09

'-시키다’

조회 수 92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키다’

얼마 전 한 홈쇼핑 방송에서 진행자가 “오늘은 ○○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소개시키다’는 평소 자주 듣던 말이다. 그런데 홈쇼핑 방송 진행자가 직접 어떤 상품을 소개하면서 한 말이므로, ‘소개시키다’는 부적절한 사동 표현이다.

우리말에서 자기 스스로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 남에게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게 하는 일을 ‘사동’이라 한다. 즉 ‘사동’이란 남에게 어떤 일이나 행동을 ‘시킴’을 나타낸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밥을 먹이다”나 “어머니가 아이에게 밥을 먹게 하다”에서 어머니가 아이에게 밥을 먹게 함을 뜻하므로 이들은 사동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앞의 예는 ‘먹-’에 결합된 ‘-이-’에 의해, 뒤의 예는 ‘-게 하다’에 의해 사동을 나타낸다. 그 밖에 ‘-시키다’에 의해 사동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쉬운 설명으로 학생에게 어려운 수학을 잘 이해시키다”에서는 ‘이해’에 결합된 ‘-시키다’에 의해 사동을 나타낸다.

그런데 최근 ‘-시키다’의 사용이 남용 수준에 이르렀다. 사동의 의미가 없는데도 빈번히 ‘-시키다’를 쓰고 있다. ‘소개시키다’, ‘접수시키다’, ‘교육시키다’ 등이 그렇다. 남에게 소개ㆍ접수ㆍ교육하게 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 말의 사용은 부적절하다. ‘소개시키다’ 등이 ‘소개하다’ 등을 강조한 말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내가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이었을 적,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이 ‘거짓말시키다’를 쓸 때마다 그것이 ‘거짓말하다’의 잘못임을 지적해 주시곤 했다. 그땐 선생님께서 별것 아닌 것 가지고 괜히 꼰대질(?)을 한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선생이 되어 그런 꼰대질(?)을 계속하고 있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3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080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5977
3412 내숭스럽다 風磬 2006.10.30 10037
3411 넋두리 風磬 2006.10.30 8428
3410 넓이뛰기 風磬 2006.10.30 10401
3409 뇌까리다 風磬 2006.10.30 11128
3408 누비다 風磬 2006.11.01 8449
3407 눈시울 風磬 2006.11.01 6266
3406 늦깎이 風磬 2006.11.06 6075
3405 닦달하다 風磬 2006.11.06 10854
3404 단골집 風磬 2006.11.06 8381
3403 단출하다 風磬 2006.11.06 7694
3402 대수롭다 風磬 2006.11.06 12550
3401 대충 風磬 2006.11.06 8523
3400 댕기풀이 風磬 2006.11.06 13058
3399 도무지 風磬 2006.11.06 10111
3398 風磬 2006.11.06 6753
3397 돌팔이 風磬 2006.11.16 7950
3396 되바라지다 風磬 2006.11.16 14281
3395 두루뭉수리 風磬 2006.11.16 7731
3394 뒤웅스럽다 風磬 2006.11.16 7419
3393 (뒷)바라지 風磬 2006.11.16 6945
3392 마누라 風磬 2006.11.26 8250
3391 망나니 風磬 2006.11.26 78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