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5.30 09:42

프로듀사

조회 수 13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프로듀사

드라마 ‘프로듀사’를 보는 것은 주말 저녁의 큰 기쁨이었다. 김수현의 매력에도 푹 빠졌지만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 생활의 일부가 드라마로 나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익숙한 장소, 누구인지 대충 짐작이 가는 극중 배역, 아찔했던 방송 현장의 사고들. 그런데 왜 ‘프로듀서’가 아니고 ‘프로듀사’였을까?

방송의 연출, 제작을 책임지는 사람을 ‘프로듀서’라고 한다. ‘생산하다’는 뜻을 가진 동사 ‘produce’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이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다. 그런데 ‘-er’대신에 직업을 나타내는 우리말 접미사 ‘-사(士)’를 붙여 ‘프로듀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제목을 살짝 비튼 데에는 프로듀서의 깊은 고민이 있었으리라.

흔히 끝에 ‘선비 사(士)’가 붙으면 직업을 나타내는 말이 된다. 변호사(辯護士), 건축사(建築士), 세무사(稅務士)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판사(判事), 검사(檢事)의 ‘사’는 ‘일 사(事)’이다. 교사(敎師), 의사(醫師)는 ‘스승 사(師)’를 쓴다. 명확하게 어떤 기준인지는 밝히기가 어렵다. 자격증이나 면허증이 나오는 전문적인 직업에는 ‘-사(士)’가 붙는 경향이 있다. ‘변호’라는 말 뒤에 접미사 ‘사(士)’가 붙어 ‘변호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판사’ ‘검사’도 전문직임에 틀림없으나 변호사와 같은 파생어가 아니라 ‘판사’ ‘검사’가 원어로 하여 쓰여 온 말이다. ‘의사’ ‘교사’ 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아나운서들은 예전부터 스스로를 ‘언어운사(言語運士)’라 칭하며 말에 대한 책임을 강조해 왔다. ‘프로듀사’ 후속작 ‘아나운사’를 기대해 보며….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5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11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029
3344 X-mas 바람의종 2011.12.26 13329
3343 X세대 바람의종 2008.02.20 8331
3342 [re] 시치미를 떼다 file 바람의종 2010.11.17 12922
3341 ~ ㄴ걸 / ~ ㄹ 걸 바람의종 2008.12.11 10143
3340 ~ 시키다 바람의종 2008.12.10 9261
3339 ~ 화(化) 바람의종 2009.09.06 6767
3338 ~ㄴ 바 바람의종 2010.11.02 11064
3337 ~같이 바람의종 2010.05.10 9435
3336 ~겠다, ~것다 바람의종 2010.07.10 10472
3335 ~과 다름 아니다 바람의종 2008.11.01 8942
3334 ~까지, ~조차, ~마저 바람의종 2009.03.23 11424
3333 ~노, ~나 바람의종 2010.09.05 8813
3332 ~는가 알아보다 바람의종 2009.09.27 8219
3331 ~다 라고 말했다 바람의종 2010.03.15 12056
3330 ~다오, ~주라 바람의종 2011.12.05 8180
3329 ~답다, ~스럽다 바람의종 2010.11.21 9371
3328 ~대, ~데 바람의종 2011.12.04 12887
3327 ~던가, ~든가 바람의종 2008.07.12 11836
3326 ~데 반해 / ~데 비해 바람의종 2010.02.28 17307
3325 ~도 불구하고 바람의종 2012.10.02 11358
3324 ~되겠, ~되세 바람의종 2009.03.30 6484
3323 ~든 / ~던 바람의종 2011.11.27 107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