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5.30 09:42

프로듀사

조회 수 13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프로듀사

드라마 ‘프로듀사’를 보는 것은 주말 저녁의 큰 기쁨이었다. 김수현의 매력에도 푹 빠졌지만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 생활의 일부가 드라마로 나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익숙한 장소, 누구인지 대충 짐작이 가는 극중 배역, 아찔했던 방송 현장의 사고들. 그런데 왜 ‘프로듀서’가 아니고 ‘프로듀사’였을까?

방송의 연출, 제작을 책임지는 사람을 ‘프로듀서’라고 한다. ‘생산하다’는 뜻을 가진 동사 ‘produce’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이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다. 그런데 ‘-er’대신에 직업을 나타내는 우리말 접미사 ‘-사(士)’를 붙여 ‘프로듀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제목을 살짝 비튼 데에는 프로듀서의 깊은 고민이 있었으리라.

흔히 끝에 ‘선비 사(士)’가 붙으면 직업을 나타내는 말이 된다. 변호사(辯護士), 건축사(建築士), 세무사(稅務士)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판사(判事), 검사(檢事)의 ‘사’는 ‘일 사(事)’이다. 교사(敎師), 의사(醫師)는 ‘스승 사(師)’를 쓴다. 명확하게 어떤 기준인지는 밝히기가 어렵다. 자격증이나 면허증이 나오는 전문적인 직업에는 ‘-사(士)’가 붙는 경향이 있다. ‘변호’라는 말 뒤에 접미사 ‘사(士)’가 붙어 ‘변호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판사’ ‘검사’도 전문직임에 틀림없으나 변호사와 같은 파생어가 아니라 ‘판사’ ‘검사’가 원어로 하여 쓰여 온 말이다. ‘의사’ ‘교사’ 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아나운서들은 예전부터 스스로를 ‘언어운사(言語運士)’라 칭하며 말에 대한 책임을 강조해 왔다. ‘프로듀사’ 후속작 ‘아나운사’를 기대해 보며….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17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73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627
3344 올곧다 바람의종 2007.03.03 13911
3343 우레 바람의종 2007.03.03 8843
3342 우려먹다(울궈먹다) 바람의종 2007.03.03 13894
3341 웅숭깊다 바람의종 2007.03.03 16997
3340 을씨년스럽다 바람의종 2007.03.15 9825
3339 이녁 바람의종 2007.03.15 13885
3338 자그마치 바람의종 2007.03.16 11392
3337 자라목 바람의종 2007.03.16 7512
3336 잡동사니 바람의종 2007.03.22 9323
3335 장가들다 바람의종 2007.03.22 10253
3334 제비초리 바람의종 2007.03.23 13925
3333 적이 바람의종 2007.03.23 7251
3332 젬병 바람의종 2007.03.24 10538
3331 조바심하다 바람의종 2007.03.24 6580
3330 조카 바람의종 2007.03.26 11032
3329 줄잡아 바람의종 2007.03.26 11052
3328 지루하다 바람의종 2007.03.27 9488
3327 지름길 바람의종 2007.03.27 6486
3326 진저리 바람의종 2007.03.28 7954
3325 쫀쫀하다 바람의종 2007.03.28 10060
3324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07.03.29 8579
3323 칠칠하다 바람의종 2007.03.29 79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