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8 15:58

승락, 승낙

조회 수 13762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승락, 승낙

여의도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진보ㆍ보수정당 모두 너나없이 정치 개혁을 외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에 문화적 충격이 필요하다"며 아예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를 팽개친 채 특권을 휘두르는 것을 더는 '허락'할 수 없다는 민의의 반영이다. '허락(許諾)'은 청하는 일을 하도록 들어주는 것을 뜻한다. 비슷한 말로 '승낙(承諾)'이 있다. 이것을 '승락'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데, '승낙'이 바른 표기다. 이는 '諾(대답할 낙)'이 허락.수락(受諾).쾌락(快諾) 등에선 '락'으로 쓰이는 데서 오는 혼동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글자를 왜 '낙'으로도 쓰고 '락'으로도 쓸까? 한글 맞춤법에서는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속음(俗音)'이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사회에서 널리 쓰는 음이다. 즉 본음은 [허낙]이지만 많은 사람이 발음하기 편리한 [허락]으로 읽기 때문에 이 현실 발음을 수용, '허락'으로 적는 것이다. 수락ㆍ쾌락도 마찬가지다. 반면 승낙은 [승낙]으로 발음되고 본음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

분노(憤怒)/희로애락(喜怒哀樂), 토론(討論)/의논(議論), 오륙십(五六十)/유월(六月), 십일(十日)/시월(十月), 팔일(八日)/초파일(初八日) 등도 같은 예다. 그러나 '匿(숨길 닉)'을 은닉(隱匿)/익명(匿名)처럼 표기하는 것은 이와 달리 두음법칙 때문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42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03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016
3128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522
3127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522
3126 너무 風文 2023.04.24 1523
3125 정치의 유목화 風文 2022.01.29 1525
3124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526
3123 지명의 의의 風文 2021.11.15 1532
3122 언어적 자해 風文 2022.02.06 1533
3121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風文 2022.10.12 1533
3120 표준말의 기강, 의미와 신뢰 風文 2022.06.30 1534
3119 울타리 표현, 끝없는 말 風文 2022.09.23 1536
3118 기림비 2 / 오른쪽 風文 2020.06.02 1544
3117 한자를 몰라도 風文 2022.01.09 1545
3116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545
3115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547
3114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風文 2022.08.02 1549
3113 아이 위시 아파트 風文 2023.05.28 1550
3112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風文 2022.09.09 1553
3111 인기척, 허하다 風文 2022.08.17 1554
3110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556
3109 단골 風文 2023.05.22 1556
3108 지도자의 화법 風文 2022.01.15 1558
3107 ‘사흘’ 사태, 그래서 어쩌라고 風文 2022.08.21 15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