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16 13:44

가(價)

조회 수 9237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價)

한자 ‘글자 자’(字)가 첫소리가 아닐 때는 된소리가 된다. ‘승자총통(勝字--)[승짜--]’ 관련 방송 뉴스에 바르지 않은 발음이 나왔기에 지난번 이 자리에서 살펴본 발음법이다. 내 은사는 고문자(高文子)[--자] 선생님, 옛글자는 고문자(古文字)[--짜] 등을 보기로 들기도 했다.


근데 두 가지 예외를 제대로 짚지 않고 넘어갔다. 하나는 수 관형사 뒤에서는 예사소리가 된다는 것. 글자 수를 한 자, 두 자, 스무 자, 서른 자…처럼 헤아릴 때는 [한자], [두자], [스무자], [서른자]이다. 자연현상으로부터 인륜 도덕에 이르는 지식 용어를 사언(四言) 고시(古詩) 250구 모두 1000자로 수록한 한문 학습 입문서 <천자문>(千字文)은 그래서 [-짜-]가 아니라 [-자-]이다. 예외의 다른 하나는 글자를 뜻하는 문자(文字)와 같은 표기인데 ‘예전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한자로 된 숙어나 성구(成句) 또는 문장’의 뜻일 때는 [-자]가 된다는 것이다. ‘공자 앞에서 문자(文字) 쓴다’ 같은 속담이나 ‘선인의 문자향(文字香)을 좇는 삶’의 경우 [문자(향)]로 발음하는 게 맞다.

표기는 같지만 뜻에 따라 예사소리와 된소리가 되는 경우가 또 있다. 대표적인 게 ‘고가’이다. 높이 가로질러 세워 만드는 길 ‘고가(高架)도로’는 [고가--], 오래된 집은 고가(古家)[고가], 비싼 값은 고가(高價)[고까]이다. [고까도로]라 소리 내면 건설비 많이 들여 닦은 길이란 뜻이 된다. ‘미국발 악재’로 폭락한 주식 값은 주가(株價)[-까], 장 설 때 시작한 값은 시가(始價)[-까], 폐장할 때 값은 종가(終價)[-까]이다. 돈·가치를 떠올리면 빠지지 않는 표현이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다. 사자성어로 동가홍상(同價紅裳), 발음은 [-까--]. 이처럼 ‘값 가’(價)는 ‘자’(字)처럼 첫소리가 아닐 때 [-까]로 소리 난다.

‘가’와 ‘자’라고 쓰고 소리 환경에 따라 [까], [짜]로 읽는 게 우리 발음법의 세계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2634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919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4154
    read more
  4. 鬱陶項(울돌목) / 공짜 언어

    Date2020.07.05 By風文 Views2114
    Read More
  5. 龜의 독음

    Date2012.11.05 By바람의종 Views8681
    Read More
  6. 가 삘다

    Date2009.07.22 By바람의종 Views5760
    Read More
  7. 가(價)

    Date2011.11.16 By바람의종 Views9237
    Read More
  8. 가개·까까이

    Date2009.07.22 By바람의종 Views8277
    Read More
  9. 가검물(可檢物)

    Date2010.05.12 By바람의종 Views9851
    Read More
  10. 가겠소 / 가겠오

    Date2009.02.07 By바람의종 Views7674
    Read More
  11. 가관이다

    Date2007.04.28 By바람의종 Views12821
    Read More
  12. 가까와? 가까워?

    Date2008.07.01 By바람의종 Views7405
    Read More
  13. 가난을 되물림, 대물림, 물림

    Date2010.03.30 By바람의종 Views13250
    Read More
  14. 가늠,가름,갈음

    Date2010.03.23 By바람의종 Views13491
    Read More
  15. 가늠하다, 가름하다, 갈음하다

    Date2011.12.30 By바람의종 Views20329
    Read More
  16. 가능·가성능/최인호

    Date2007.04.28 By바람의종 Views8589
    Read More
  17. 가능성이 높다

    Date2010.03.04 By바람의종 Views11694
    Read More
  18. 가능하느냐 / 가능하냐

    Date2012.06.01 By바람의종 Views9862
    Read More
  19. 가능한 / 가능한 한

    Date2012.07.16 By바람의종 Views10392
    Read More
  20. 가능한, 가능한 한

    Date2008.11.15 By바람의종 Views7662
    Read More
  21. 가닥덕대

    Date2008.02.03 By바람의종 Views7479
    Read More
  22. 가댔수?

    Date2009.06.29 By바람의종 Views6807
    Read More
  23. 가던 길 그냥 가든가

    Date2024.02.21 By風文 Views1700
    Read More
  24. 가드랬수

    Date2009.07.07 By바람의종 Views6363
    Read More
  25. 가듯, 갈 듯

    Date2009.08.01 By바람의종 Views1047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