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09 01:31

‘첫 참석’

조회 수 8917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 참석’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 추도식 첫 참석”. 신문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의 문장 구조를 살펴보면, 주어는 ‘경찰청장’이고 ‘동의대사건 20년 만에’와 ‘추도식’은 부사어다. 이 문장을 축약하기 전의 완성형 문장으로 되돌려 보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이 추도식에 첫 참석했다”로 될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참석했다’라는 동사를 ‘첫’이라는 관형사가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관형사’는 어떤 경우에도 동사를 꾸미지 못한다. 당연히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문장 구조는 신문 제목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어느 특정 신문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신문이 이런 식으로 쓰고 있다. 제목의 마지막 단어 ‘참석’이 동사가 아니라 명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참석’이 명사이므로 관형사 ‘첫’을 쓰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그렇다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라는 부사구는 대체 어디에 걸리는 말인가? ‘참석’이 명사라면 이 부사구는 설 자리가 없다. ‘참석’은 동사의 어근이다. 따라서 ‘처음 참석’으로 해야 반듯하다.

‘첫 참석을 했다’를 ‘첫 참석’으로 줄였다고 하는 것도 옹색하다. 명색이 신문 문장이 이렇게 뒤틀어진 꼴이어서야 되겠는가? “처음 참석했다”와 “첫 참석을 했다”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첫 참석을 했다”라는 꼴은 억지로 갖다 맞춘 꼴이지 자연스런 우리말 문장이 아니다. -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21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62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579
3238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343
3237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1433
3236 ‘안 되’는 ‘안 돼’ 바람의종 2009.11.24 8982
3235 ‘암(수)캐’가 ‘암(수)개’로 바람의종 2010.01.22 9377
3234 ‘앗다’ 쓰임 바람의종 2008.06.19 6851
3233 ‘앗다’와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0.04.18 14123
3232 ‘엘씨디로’ / 각출-갹출 風文 2020.05.06 1991
3231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398
3230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風文 2022.11.28 1504
3229 ‘요새’와 ‘금세’ 風文 2024.02.18 1360
3228 ‘우거지붙이’ 말 바람의종 2007.10.13 10405
3227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298
3226 ‘으’의 탈락 바람의종 2010.06.19 11015
3225 ‘이’와 ‘히’ 風文 2023.05.26 1259
3224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169
3223 ‘이다’‘아니다’와만 결합하는 ‘-에요’ 바람의종 2010.01.09 6843
3222 ‘자꾸’와 ‘지퍼’ 바람의종 2008.12.18 8057
3221 ‘직하다’와 ‘-ㅁ/음직하다’ 바람의종 2010.03.26 13069
3220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092
3219 ‘쫓다’와 ‘쫒다’ 風文 2023.07.01 1948
»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8917
3217 ‘첫날밤이요’ 바람의종 2010.02.21 96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