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위·그믐딘이
사람이름
세종 12년(1430년), 보덕이란 여인이 永珍衣(영진의)와 싸우다 발길에 뺨을 차여 이레 만에 애가 떨어지고, 사흘 뒤 숨졌다. 사람을 때려죽이면 마땅히 목을 졸라 죽여야(교형) 하나 다친 곳도 없는데 때려죽인 죄로 보기는 어려웠다. 이에 임금은 한 등급 내려 벌을 주라 일렀다.
珍의 소릿값은 중세에 ‘딘’이었고 땅이름에서는 ‘돌’을 적을 때도 썼다. 중세 때 ‘술위’는 수레인데 이름에서 車衣(차의)로 적었다. 衣(의)는 ‘의/위/이’를 적는다. 珍衣는 ‘딘의/딘위/딘이’에 가까운 ‘딜위’를 적은 것으로 보인다. 딜위는 요즘의 찔레다. 딜위가 든 사내이름에 딜위·딜위대·늦딜위 따위가 있다. 永珍衣는 ‘영딜위/길딜위’였을 것이다. 1207년의 <대승선종 조계산 수선사 중창기>에는 딜위금(珍衣琴)이란 여인이 후원했다고 나온다. 세종 때까지만 보이는 ‘딜위’를 ‘珍衣’로 적은 표기는 고려의 내림으로 보인다.
珍(진)이 이름접미사로 쓰일 때 사내이름에 귀딘·그믐딘·금딘·똥딘·말딘·을딘이, 계집이름에 곰딘이 있다. 그믐진·똥진이란 이름도 있다. ‘-진’(進/眞)이 든 사내이름에 감진·귿진·문진·복진·손진·솔진·앙진·이진이, 계집이름에 논진·막진·망진·벽진·옥진이 등이 있다. ‘-딘/진이’는 ‘디다/지다’(넘어지다, 짐을 지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요즘말 ‘값지다·빚지다’는 중세 말에선 ‘귀하다·천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101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754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2472 |
3018 | 둔지말 당두둑 | 바람의종 | 2008.07.10 | 7330 |
3017 | 걱정과 유감 | 바람의종 | 2008.07.10 | 6376 |
3016 | 생잡이·생둥이 | 바람의종 | 2008.07.12 | 7996 |
3015 | 어린노미·넙덕이 | 바람의종 | 2008.07.12 | 6553 |
3014 | 분홍바늘꽃 | 바람의종 | 2008.07.12 | 6327 |
3013 | 도미진 이야기 | 바람의종 | 2008.07.16 | 7117 |
3012 | 고개인사 | 바람의종 | 2008.07.16 | 7636 |
3011 | 조이·조시 | 바람의종 | 2008.07.17 | 6532 |
3010 | 개구리밥 | 바람의종 | 2008.07.17 | 6103 |
3009 | 시거리와 시내 | 바람의종 | 2008.07.17 | 6259 |
3008 | 녹는줄 | 바람의종 | 2008.07.18 | 6188 |
3007 | 늦잔이·잠이 | 바람의종 | 2008.07.18 | 5057 |
3006 | 금낭화 | 바람의종 | 2008.07.18 | 6270 |
3005 | 잔돌배기 | 바람의종 | 2008.07.19 | 6859 |
3004 | 궂긴인사 | 바람의종 | 2008.07.19 | 7463 |
3003 | 흘리대·흘리덕이 | 바람의종 | 2008.07.21 | 9662 |
3002 | 개망초 | 바람의종 | 2008.07.21 | 5266 |
3001 | 모량리와 모량부리 | 바람의종 | 2008.07.24 | 6761 |
3000 | 사룀 | 바람의종 | 2008.07.24 | 7339 |
2999 | 닭알 | 바람의종 | 2008.07.26 | 7295 |
» | 딜위·그믐딘이 | 바람의종 | 2008.07.26 | 7088 |
2997 | 쥐오줌풀 | 바람의종 | 2008.07.28 | 8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