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9 02:02

쑥부쟁이

조회 수 7494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쑥부쟁이
 



 


가을 꽃으로 흔히 ‘국화’를 떠올린다. 하지만 국화과의 꽃은 세계에서 2만종이 넘고, 우리나라 산과 들에도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구절초·감국·산국·개미취·쑥부쟁이 등 수많은 종의 국화가 있다. 요즘 곳곳의 수목원에서 들국화 잔치를 연다고 한다. ‘쑥부쟁이’는 제주 고장말로도 ‘드릇국화’라고도 하듯이, 가을에 산과 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연보랏빛 풀꽃이다.

쑥부쟁이는 꽃모습보다 전설이 더 유명하다. 옛날 충청도에 가난한 대장장이 가족이 살았는데, 너무 가난하여 큰딸이 쑥을 캐어 많은 식구들이 먹고 살았다. 쑥부쟁이는 ‘쑥을 캐는 불쟁이의 딸’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대장장이는 곧 ‘불쟁이’이고, ‘ㄹ’이 탈락하여 ‘부쟁이’가 된다. 그 부쟁이의 딸이 한양에 간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다 숨진 곳에 난 꽃이 쑥부쟁이라고 한다. 유난히 목이 길어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같은 국화로 이르지만 황실의 화려한 금빛 국화로도, 비바람에 흔들리는 한 송이 작은 들꽃으로도 살 수 있는 것이 세상사라는 것을 쑥부쟁이를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꽃의 마음으로는 어떤 삶이 더 좋을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80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4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282
3150 콩글리시 風文 2022.05.18 1617
3149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617
3148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621
3147 북한의 ‘한글날’ 風文 2024.01.06 1623
3146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625
3145 기림비 2 / 오른쪽 風文 2020.06.02 1627
3144 위탁모, 땅거미 風文 2020.05.07 1630
3143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630
3142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630
3141 지긋이/지그시 風文 2023.09.02 1630
3140 노랗다와 달다, 없다 風文 2022.07.29 1631
3139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風文 2023.10.18 1633
3138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1636
3137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644
3136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645
3135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647
3134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風文 2022.09.09 1652
3133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652
3132 아이 위시 아파트 風文 2023.05.28 1654
3131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風文 2022.10.12 1657
3130 단골 風文 2023.05.22 1659
3129 한소끔과 한 움큼 風文 2023.12.28 16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