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8 14:16
‘고마미지’와 ‘강진’
조회 수 8193 추천 수 9 댓글 0
‘고마미지’와 ‘강진’
‘고마미지’(古馬彌知)는 전남 강진의 옛 이름이다. <난중일기>에 나타나는 ‘구미’가 ‘곶’과 같은 의미를 지녔음을 밝힌 바 있듯이, ‘고마미지’는 ‘구미’의 어원에 해당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마미지’ 이외에도 ‘송미지’(松彌知), ‘무동미지’(武冬彌知)가 더 나타난다. 최남선이 서문을 쓴 <동경통지>(東京通志)>에, ‘미지’는 바다의 물굽이가 처진 읍(灣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송미지’는 지금의 전북 고창이며, ‘무동미지’는 비안 북부(庇安北部·전북 군산)인데 ‘단밀현’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 공양왕 때 지금의 경남 통영을 ‘고성’이라 부른 적이 있다. 이 고성의 옛이름이 ‘고자미동’(古資彌冬)이다. ‘미지’의 옛 발음이 ‘미디’였음을 고려한다면, ‘미디’와 ‘미동’은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형태의 말임이 틀림없다. ‘미지’는 간혹 ‘미치’로 읽히기도 하였다. <동경통지>에서는 ‘고자미동’의 ‘고자’는 ‘구지’로 바뀔 수 있으며, ‘구지’는 ‘반도’(半島)의 뜻을 갖는다고 풀이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구지’, ‘구미’, ‘미지’, ‘미치’ 등은 모두 중국 한자음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토박이말 ‘곶’을 다양하게 표기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말들이 어원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음을 땅이름에서 찾아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220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872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3694 |
3282 | 한번, 한 번 / 파란색, 파란 색 | 바람의종 | 2010.11.21 | 12483 |
3281 | 한번, 한 번 | 바람의종 | 2009.03.26 | 7712 |
3280 | 한뫼-노고산 | 바람의종 | 2008.01.30 | 10391 |
3279 | 한목소리, 한 목소리, 한걸음, 한 걸음 | 바람의종 | 2010.06.01 | 13251 |
3278 | 한머사니 먹었수다! | 바람의종 | 2009.09.18 | 7392 |
3277 | 한마음 / 한 마음 | 바람의종 | 2011.11.27 | 13098 |
3276 | 한량 | 바람의종 | 2007.09.12 | 8517 |
3275 | 한라산과 두무산 | 바람의종 | 2008.03.04 | 9559 |
3274 | 한눈팔다 | 바람의종 | 2007.04.02 | 12191 |
3273 | 한내와 가린내 | 바람의종 | 2008.04.05 | 9339 |
3272 | 한나절, 반나절, 한겻 | 바람의종 | 2008.11.23 | 10060 |
3271 | 한글의 역설, 말을 고치려면 | 風文 | 2022.08.19 | 1345 |
3270 | 한글의 약점, 가로쓰기 신문 | 風文 | 2022.06.24 | 1404 |
3269 | 한글박물관 / 월식 | 風文 | 2020.06.09 | 1671 |
3268 | 한글로 번역한다? | 바람의종 | 2009.12.18 | 9684 |
3267 | 한글과 우리말 | 바람의종 | 2008.02.19 | 7349 |
3266 | 한글 맞춤법 강의 - 박기완 | 윤영환 | 2006.09.04 | 26210 |
3265 | 한글 | 바람의종 | 2010.07.19 | 8646 |
3264 | 한국어의 위상 | 風文 | 2022.05.11 | 1503 |
3263 | 한계와 한도 | 바람의종 | 2011.12.30 | 8452 |
3262 | 한거 가 가라! | 바람의종 | 2009.09.01 | 6512 |
3261 | 한강과 사평 | 바람의종 | 2008.06.05 | 76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