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벗 사이
“남편과 아내 사이는 서로 짝벗이 되어서 공경말·삼가말을 쓰지 않는다. 소곤소곤 반쯤말로 하므로 서로 부름말이 없다.”(려증동·가정언어)
“여보·여봐요·○○씨(신혼), 여보·○○ 아버지/○○ 어머니, ○○ 아빠/○○ 엄마(자녀 둔 뒤), 여보·영감/임자·○○ 할아버지/○○ 할머니, ○○ 아버지/○○ 어머니(장노년)”(국어연구원 화법표준화자문위·1992)
예부터 짝벗(배필) 사이에 그럴듯한 부름말이 없기는 하지만, 불러야 할 때가 많고 실제 쓰는 말도 숱한데, ‘여보’도 그 중 하나다.
“거기요·보소·보이소·봅시다·아요·아여·어요·어이·여기요·여보·여봐요·이보오·저기요·저보 ….” 대체로 이름을 모르는 불특정인을 가까이서 부를 때도 쓰는 말들이다.
화법표준화자문위에서는 부름말로 ‘여보’를 대표로 골랐고, 지칭어로 ‘당신·○○씨’(신혼) ‘영감/임자’(장노년)를 표준으로 삼았다.
려증동님은 ‘여보·당신’은 싸움판에서 쓰는 말이어서 적절하지 않다며, 부르고 일컫는 말로 ‘어요·이녘’(아내에게), ‘아요·자기’(남편에게)를 내세운다.
“거기·당신·이녘·임자·자기/재개·자네·영감·마누라·지·니 …”
부름말이 마땅찮으면 이런 말에 ‘아·야·요’ 같은 호격조사를 붙여 불러도 된다. 짝벗은 무람한 사이여서 그렇다.
적절하고 많이 쓰는 말을 표준으로 삼아 그 쓰기를 권할 수는 있을 터이다. 그러나 본디부터 명토박아 쓰지 않는 까닭에 다양해진 말을 ‘이거야!’라고 한둘만 내세우는 것은, 말을 가난하게 하는 폐단이 따른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087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737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2283 |
3172 | 마녀사냥 | 風文 | 2022.01.13 | 1367 |
3171 | 드라이브 스루 | 風文 | 2023.12.05 | 1369 |
3170 | 공적인 말하기 | 風文 | 2021.12.01 | 1370 |
3169 | 지슬 | 風文 | 2020.04.29 | 1374 |
3168 |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 風文 | 2022.12.06 | 1375 |
3167 | 질문들, 정재환님께 답함 | 風文 | 2022.09.14 | 1378 |
3166 | ‘부끄부끄’ ‘쓰담쓰담’ | 風文 | 2023.06.02 | 1378 |
3165 |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 風文 | 2022.11.18 | 1379 |
3164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중소기업 콤플렉스 | 風文 | 2022.01.13 | 1381 |
3163 | 지긋이/지그시 | 風文 | 2023.09.02 | 1382 |
3162 | 오염된 소통 | 風文 | 2022.01.12 | 1385 |
3161 | 사수 / 십이십이 | 風文 | 2020.05.17 | 1389 |
3160 |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 風文 | 2023.06.27 | 1389 |
3159 |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 風文 | 2023.11.10 | 1393 |
3158 | 혼성어 | 風文 | 2022.05.18 | 1394 |
3157 | 노랗다와 달다, 없다 | 風文 | 2022.07.29 | 1394 |
3156 | 지식생산, 동의함 | 風文 | 2022.07.10 | 1395 |
3155 | '마징가 Z'와 'DMZ' | 風文 | 2023.11.25 | 1396 |
3154 | 배레나룻 | 風文 | 2024.02.18 | 1396 |
3153 | 내 청춘에게? | 風文 | 2024.02.17 | 1397 |
3152 | 주권자의 외침 | 風文 | 2022.01.13 | 1398 |
3151 | 보편적 호칭, 번역 정본 | 風文 | 2022.05.26 | 1399 |